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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철근 노동자 파업:
억눌렸던 분노가 폭발하다

홍콩 철근 노동자(紮鐵工人) ― 건축 공사장에서 철근을 다루는 노동자 ― 들의 파업이 26일째(9월 2일 현재) 계속되고 있다. 이것은 최근 홍콩 역사상 가장 긴 파업 중 하나다. 노동자들은 일당을 8백50홍콩달러(10만 2천 원)에서 9백50홍콩달러(11만 4천 원)로 인상하고 하루 8시간 노동을 준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원래 철근 노동자들의 일당은 1997년 금융위기 이전에는 1천3백 홍콩달러(15만 2천 원)였으나 사장들은 경제 위기를 이용해 임금을 깎아 왔다.

반면 주식과 부동산 투기 덕분에 자본가들의 수익은 1997년 수준을 넘어섰다. 그 결과 지니계수를 기준으로 보면 홍콩은 인도 뭄바이보다 훨씬 불평등한 곳이 됐다. 이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갈등을 형성했다.

오랫동안 홍콩은 노동운동의 불모지였지만, 이런 갈등은 2003~05년 대규모 민주화 요구 시위에 경제적 요구가 결합되거나, 2005년 겨울 반WTO 시위에 호응하는 방식으로 표현됐다.

철근 노동자들은 중국 노동자와 한국 노동자 들의 투쟁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빨간 머리띠를 질끈 두른 모습을 보면 민주노총 노동자들의 투쟁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2005년 반WTO 시위 참가로 재판을 받은 양경규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연대 연설을 하기도 했다.

철근 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한다면 불만을 억눌러 왔던 다른 홍콩 노동자들도 투쟁에 나설 자신감을 얻을 것이다. 홍콩 자본가들은 이것을 매우 두려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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