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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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학살
이정구
지난 6월 26일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위에 참가한 젊은이 두 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죽었다. 살해당한 다리오 산티얀과 막시밀리아노 코스테키는 실업 노동자들이었다. 그들은 아르헨티나를 휩쓸고 있는 거대한 경제 위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공격하던 무장 경찰 중 한 명이 막시밀리아노를 쐈다. 동료 시위대들이 그를 철도역 근처까지 옮겼다. 쓰러져 죽어가던 막시밀리아노는
이번 사건은 지난 12월 봉기에서 경찰과 군대가 시위대 27명을 죽인 이래 가장 끔찍한 만행이었다.
살인범들은 물론 경찰 개인들이다. 하지만 그들이 저지른 살인 행위는 두알데 정부의 가혹한 긴축 정책에 맞선 저항 운동을 분쇄하려는 체계적이고 일치된 시도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정부와 언론은 경찰이 시위대에게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경찰서장과 부서장이 사임했다. 살인을 저지른 경찰관 두 명도 체포됐다. 하지만 손에 피를 묻힌 인물은 이 둘만이 아니다. 다리오와 막시밀리아노가 속해 있던 실업자 조직은
이번 시위와 살인 만행은 신규 구제금융 때문에 두알데 정부가 국제통화기금
아르헨티나의 생산은 올 1분기에만도 16퍼센트 수축했다. 이는 주요 선진국을 강타한 불황 중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일부 노동 계급 거주 지역은 실업률이 80퍼센트를 웃돈다. 한때
영국의 BBC 방송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필라 지구의 한 실업자 가족을 보도했다. 방 두 칸에서 여섯 아이와 함께 사는 아돌포 알라콘 부부는 이렇게 말했다.
제노바
아르헨티나 경찰의 이번 살인 만행은 지난해 7월 이탈리아 제노바 시위 당시 이탈리아 경찰이 카를로 줄리아니를 살해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줄리아니는 G8 정상회담 반대 시위에 참여한 젊은 실업 노동자였다. 이탈리아 경찰은 언론과 시위대들이 숙소로 사용한 학교를 급습해 그 곳에 있던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두들겨 팼다.
제노바에 이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살인 만행은 반자본주의 시위에 대한 지배자들의 대응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며 더욱 폭력적으로 변해 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2월 말 신자유주의 긴축 정책에 맞서 대통령을 며칠 만에 물러나게 만들 정도로 반자본주의 운동이 고양되고 있다. 하지만 지배자들도 이에 맞서 더욱 우경화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전부터 군대가 나설 조짐을 보였을 정도로 지배자들의 위기감이 극에 달해 있다. 아르헨티나 지배자들은
이런 지배자들의 시도를 좌절시키려면 광범한 대중 운동이 필요하다.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