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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코아ㆍ이랜드 투쟁의 앞 길:
조직 노동자들의 연대가 중요하다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의 투쟁의 효과로 입은 손실을 추석 대목 때 만회하려던 박성수의 기대는 깨졌다. 홈에버 상암점 경영지원팀장은 “작년 추석과 비교해 매출이 40퍼센트 가량 줄었다”(〈아시아경제신문〉)고 한탄했다. 경찰이 추석 연휴 때 가족과 함께 있던 이랜드일반노조 간부들을 문을 부수고까지 잡아간 것도 초조함의 반영으로 보인다.

추석만 지나면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의 파업 참여율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던 박성수의 헛된 기대도 깨졌다. 추석이 지나고 열린 결의대회 때 참석한 노동자들의 수는 추석 전에 열린 총회 때보다 오히려 더 늘었다. ‘이랜드 노동자 가족대책위원회’도 발족했다.

뉴코아 노동자들은 10월 1일부터 서울지방노동청 점거 농성도 시작했다. 물론 노무현 정부는 10월 2일 정상회담으로 눈이 쏠린 틈을 타 또 경찰력을 투입해 노동자들을 연행했다.

박성수는 코너로 몰리고 있다. 최근 이랜드 매장 매각 소식이 돌기 시작했고, 박성수가 뉴코아 강남점 매각 조건으로 CJ한테서 1천억 원을 추가 대출받았다는 말도 있다.

여론도 여전히 노동자들 편이다. 그래서 한나라당 의원들마저 박성수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에 반대하지 못하고 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이랜드 사측이 낸 ‘박성수 비난 인터넷 게시물 삭제 요청’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알려야 될 내용”이라며 기각했다.

최근 서울대, 이화여대, 고려대, 성공회대 등에서 진행된 뉴코아·이랜드 투쟁 지지 서명·모금 캠페인도 폭발적 반응 속에 성공을 거두었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박성수는 끈질기게 버티고 있다. 노조에게 양보했을 때 그것이 장기적으로 자신과 다른 기업주들에게 끼칠 손해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지속돼서, 양보를 거부해서 생길 손실이 양보해서 생길 손실보다 더 크다는 것이 명백해지면 박성수도 계속 버티기 힘들 것이다.

박성수의 충실한 ‘용역깡패’ 노릇을 하고 있는 노무현 정부도 난처한 처지다. 뉴코아·이랜드 투쟁의 불길이 계속 타오르면서 다른 곳으로 불씨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근래 전국공무원노조 중앙위원회는 비정규직에게도 조합원 자격을 주자는 방안을 통과시켰고, 울산대병원노조는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내걸고 일주일간 파업해 25명의 정규직화를 얻어냈다.

이런 모든 상황들을 볼 때 1백 일을 넘어서고 있는 뉴코아·이랜드 파업의 전망은 결코 어둡지 않다.

연대 파업

승리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먼저, 다시 복원된 뉴코아·이랜드 공동 투쟁을 강고하게 유지해야 한다. 투쟁을 일시 중단하고라도 협상에 집중하려 해서 공동 투쟁이 깨질 뻔했던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 이번 경험을 통해 투쟁이 뒷받침되지 않는 양보 교섭을 추구하다간 뒤통수만 맞게 될 뿐이라는 점을 배워야 한다.

9월 16일 홈에버 면목점 3차 점거와 침탈도 우리 편의 과제를 보여 줬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3차 점거의 일시적 성공은 노동자들의 놀라운 투지를 보여 줬지만, 순식간에 3천여 명의 경찰이 집결해 3시간만에 침탈한 것은 강력한 연대가 얼마나 절실한지를 증명했다.

당시 연대하다가 연행된 한 한총련 학생은 “우리가 더 많은 인원을 모아서 연대하러 갔다면 … 그렇게 원통하게 조합원들이 끌려나오지 않았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누구보다 민주노총 지도부와 조직 노동자들이 뼈저리게 이 점을 공감해야 한다. 지금 노무현 정부와 기업주들은 이랜드 문제에 전국적인 힘을 집중해 정치적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민주노총 조직 노동자들의 대응은 그것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 점에서 충북, 전북 등에서 지역 연대 파업의 필요성이 조금씩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갑다. 충북은 이미 하이닉스 매그나칩 문제로 지역 연대 파업을 건설한 경험도 있다. 7개월간 싸워 온 창원대 청소 노동자들도 최근 민주노총 경남본부의 연대 집회 예고 후 곧바로 해고 철회를 얻어낸 바 있다.

이 같은 조직 노동자들의 연대 모색이 실질적 행동으로 연결되고 더 많은 지역으로 확산돼 전국적 행동으로 건설될 때 뉴코아·이랜드 투쟁의 승리는 성큼 다가올 것이다. 따라서 굳건한 투쟁 대오를 유지하면서 끈기있게 조직 노동자들의 연대를 건설·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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