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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전대:
후진타오의 “조화사회”는 부자들의 천국

홍콩의 주간지 〈아주주간〉은 10월 15일 열린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자대회[이하 전대]의 핵심 주제를 ‘민생’과 ‘민주’라고 보도하면서, ‘민생’을 주로 강조하는 공산당 ‘좌파’와 시장 개혁·‘민주개혁’을 강조하는 ‘우파’ 간 논쟁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들 간 논쟁은 후진타오와 원자바오 등 현 최고 지도부에 대한 공공연한 비판을 담고 있었다.

사실 권위주의적 당에서 이런 논쟁은 고도성장중인 중국 자본주의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에 봉착했는지를 보여 준다. 환경 파괴, 지역 간 격차 확대, 증시를 포함한 자산 거품의 폭발적 증가, 빈부격차 확대 등 모두 심각한 문제지만 중국 지배자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고도성장의 과실을 맛보지 못한 노동자·농민의 투쟁이 확대되는 것이다.

정부 통계를 보더라도 2005년에만 8만 4천 건의 “집단 항의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농민 투쟁은 “1920년대 수준에 육박한다.”

〈중국노동통신〉의 ‘2000~2006년 중국 노동운동 보고서’를 보면, 2000년대 초까지 노동자 투쟁은 몰락한 북부 산업 단지의 해고 노동자들과 연안지역 민간 기업의 농민공[비정규직 농촌 이주노동자] 투쟁에 한정됐다.

하지만 1989년 천안문 항쟁 이후 조용했던 대도시 국영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이 2004년부터 집단적 투쟁으로 노동조건 향상과 임금 인상을 쟁취한 사례들이 늘고 있다. 정규직 노동자와 농민공의 단결 사례가 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서로 다른 공장의 노동자들이 업종별·지역별로 행동을 조율하는 사례도 나타났는데, 이는 예상되는 국가 기구의 탄압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2006년 12월 ‘신화망’이 소개한 한 정부 보고서는 “경제 문제의 정치화”를 경고했다.

달래기

후진타오와 원자바오 정부가 농업세 폐지, 의무교육 확대, 의료보험료 보조, 최저임금 정책을 도입하고 공산당 내에서 ‘민생’과 ‘민주’가 논의되는 것은 이러한 노동자·농민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서다.

그러나 후진타오가 2002년부터 “조화사회”를 말하고, 17차 전대를 앞두고 “과학적 발전관”, “[성장의] 양보다는 질”을 얘기해 왔지만, GNP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몫은 2000년 53퍼센트에서 2005년 41퍼센트로 계속 줄었고 정부와 기업의 몫이 늘었다.

농촌에 대한 지원도 미사여구와 현실 사이에는 간격이 컸다. 농업세가 폐지됐지만 지방 관료들은 토지 수탈 등 농민들을 쥐어짤 다른 방법을 찾았다. 중앙 정부의 지원도 절대액수는 늘었지만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대 10퍼센트에서 2000년대 7~8퍼센트로 줄었다. 말과는 달리 전혀 핵심 과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반면 같은 시기 자본가들은 후진타오 정부가 조장한 투기붐 덕분에 엄청난 돈을 벌었다. 〈포브스〉 아시아판의 ‘2007년 중국의 부호 순위’를 보면 10억 달러 이상 재력가가 1백8명으로 미국 다음으로 많았다. 26세 양후이옌은 부동산 투기꾼인 아버지한테 156억 달러[약 15조 4천억 원]을 상속받아 중국 최고 부자가 됐다!

사실 중국 공산당은 세계 최대의 자본가 정당 중 하나다. 민간 자본가들의 이익을 대변할 뿐 아니라 그 자신이 중국이동통신, 중국전신, 중국석유 등 〈포춘 500〉 상위에 속하는 알짜 국영기업들을 통제한다. 중국 공산당이 “당보다는 상공회의소에 가깝다”든가, “세계 최대의 지주회사”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번드르르한 미사여구와 현실 간 차이가 여기서 발생한다.

후진타오가 전대 개막 연설에서 ‘민주주의’란 단어를 60번이나 사용하는 동안에도 베이징 역 앞에는 1백여 대의 경찰차들이 탄원서를 들고 온 가난한 노동자와 농민 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배치돼 있었다.

중국 공산당은 대중의 필요를 자본축적과 이윤 논리에 종속시키려 한다. 진정한 ‘민생’과 ‘민주’는 오직 중국 노동자와 농민 들이 독자적 조직을 결성하고 공산당·자본가에 맞서 싸울 때만 쟁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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