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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과 함께 범국민행동의 날 건설에 힘을 모아야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범국민행동의날 조직에 앞장서고 있다. 전남과 전북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농민들을 만나 참가를 독려한 데 이어 영남 지역에서도 ‘만인보’를 이어가고 있다. 선관위의 정치 탄압도 이런 분위기를 누그러뜨리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민주노동당 안팎에서 권영길 후보의 범국민행동의날 건설 노력을 흠집내는 데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레디앙〉은 범국민행동의날이 “원내 진출 전이나 진출 후나 똑같은 방식”이고 “백만민중대회가 일반 서민들에게 도대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한 출입기자들의 말들을 모아 “가장 낡은, 꼴통 진보가 돼버린 정당”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나 이처럼 대중 투쟁 건설 노력을 폄하하는 것이야말로 ‘낡은’ 이데올로기이다.

“최근 집권한 중남미 진보 정권의 모습도 그렇고 프랑스판 비정규직 악법을 무력화시킨 힘도 국민들의 대규모 힘에 의한 것이다. … 국민들의 대규모 힘을 만들어 내는 것은 오히려 삶의 현장을 더욱 충만하게 한다.”(권영길, ‘손석춘의 오늘’ 인터뷰)

중요한 역사적 진보와 변화는 모두 아래로부터 대중 행동에서 비롯했다.

2002년 대선이나 2004년 총선 당시 사회 전체의 이데올로기 지형이 왼쪽으로 이동해 민주노동당의 입지가 강화된 것도 여중생 압사 항의 시위와 탄핵 반대 시위 같은 대중 운동 덕분이었다.

〈레디앙〉의 주요 필자인 안태환 씨는 범국민행동의날이 “엘리트가 단상 위에 앉아 민중을 동원하는 방식”이라며 “거리의 민주주의 전략”과 대립시켰다. 그러나 권영길 후보가 전국의 마을과 공장을 돌아다니며 노동자·농민 들을 거리로 나오도록 하는 것인데 구태여 “거리의 민주주의”와 대립시킬 필요가 있을까.

물론 권영길 후보가 지방에서 주로 농민들을 만나느라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열린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와 이라크 파병 연장 반대 집회에 불참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특히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비정규직 악법 통과를 도운 한국노총 지도부를 찾아가 사과한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노총이 정해진 열사의 죽음에도 일부 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수많은 노동자들의 가슴을 쓰리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이유를 들어 범국민행동의날 조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의도와 달리 강력한 대중 투쟁을 조직할 기회를 져버리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코앞에 닥친 대선보다는 내년 총선 준비에만 열을 올리는 당 내 일부 세력이나 ‘민주노동당이 우경화했다’며 권영길 후보에 대한 비판만 앞세우는 일부 초좌파들은 스스로 진보정치 성장과 대중 투쟁 건설 노력에 김을 빼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꼬투리만 잡으며 한 발 물러서 있을 것이 아니라 비판할 것은 하면서도 대중 투쟁의 불씨가 될 수도 있는 범국민행동의날 조직에 함께 힘을 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