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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떼기’의 귀환을 둘러싼 우익들의 아귀다툼

‘차떼기’ 이회창의 귀환이 이명박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조선일보〉의 한 논설위원은 이명박을 “고위험 ‘서브프라임’”에 비유한 바 있는데, 결국 오물과 부실 범벅인 이명박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촉발된 것이다.

국정감사를 거치며 추악한 실체가 더 분명히 드러난 ‘BBK 게이트’는 김경준의 귀국이 확정되면서 ‘연쇄 폭발’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심상정 의원의 말처럼 “땅 투기로 집값 올려서 서민들 울리고, 조세 포탈로 복지 빼앗고, 주가 조작으로 경제 질서 어지럽힌” 이명박같은 자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재앙”일 뿐이다.

이런 끊이지 않는 부패·비리 의혹 때문에 이명박 지지층의 45.7퍼센트가 이명박을 ‘불안한 후보’라고 생각하고 있다(〈한겨레〉 11월 5일치). 이런 불안 덕분에 이회창 ‘스페어’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일부 과대망상적 우익들은 이명박 암살 위험을 들먹이지만, 부패와 비리로 인한 이명박 ‘유고’ 가능성이 더 현실적이다.

그러나 이회창을 부패한 이명박의 대안으로 세우려는 것은 불쾌한 코미디다. 이회창은 1997년 대선 때 국세청을 동원해 1백66억 원의 불법 대선 자금을 조성해 이른바 ‘세풍’이란 신조어를 만든 자이다. 2002년 대선 때는 두 아들의 병역 비리와 기업들로부터 8백23억 원을 ‘차떼기’로 긁어 모은 것이 들통난, 불법·탈법의 대명사다.

이들의 대권 경쟁은 노회찬 의원의 말처럼 “도덕불감 의혹왕”과 “차떼기 부패왕” 간의 아귀다툼에 불과하다.

우익들은 이명박과 이회창의 분열로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을 호기를 놓칠까 봐 두려워 한다. 그러나 우익의 분열은 이미 시작됐다. 이명박 측은 제 얼굴에 침뱉 듯이 ‘차떼기’까지 들먹이며 이회창을 공격했다.

이회창은 이명박이 “수구꼴통으로 몰릴까 봐 말조심”해 왔다며, 이명박의 정체성에 대한 전통적 우익들의 의심을 자극하고 있다. 극우인 국민행동본부장 서정갑은 “이명박 후보[가] … 햇볕정책 승계한다는 얘기가 나오던데, 이러다가 ‘신좌파 정권’ 들어서는 것 아니냐”며 이회창이 “정통보수세력의 대부”라고 말한다.

이런 이전투구식 폭로전은 우익의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다. 최근 떠오른 삼성 불법 비자금 문제도 ‘삼성 가족’이나 다름없는 이회창과 이명박에게 또 다른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익의 위기가 범여권에게 기회를 줄 것 같진 않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차떼기’ 이회창의 귀환 이후 정동영은 지지율 3위로 추락했다. 한나라당의 위기에서 반사이익을 얻기에는 범여권과 개혁사기꾼들에 대한 대중의 불신과 증오가 워낙 뿌리깊다.

민주노동당은 올바르게도 우익들의 부패·비리 문제뿐 아니라 삼성 비자금 문제를 공세적으로 제기하며 기성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 권력자들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이처럼 모아내고 행동으로 조직한다면 민주노동당 선거 도전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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