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진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에세이:
그람시와 21세기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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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은 러시아 혁명 90주년인 해이자 이탈리아 혁명가 그람시
그런데 해가 저물어 가는 오늘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이들을 기억하는 어떤 특별한 학술행사가 열렸다는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 옛 소련과 동유럽 블록 붕괴 이후 우리나라 진보진영의 대거
한나라당 의원 박형준의 행적에서 보듯이, 우리나라에서 자칭 그람시주의자들은 그들을 한동안 이단으로 몰았던 스탈린주의자들과 함께 지난 세기말 이후 포스트마르크스주의를 거쳐 노골적인 자본주의 이데올로그로 변신했다. 그람시는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 진보진영에서
게다가 21세기 들어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 외 대안부재론이 석권하자 아무래도 미심쩍은 그람시는 아예 용도 폐기돼 버렸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람시를 기리는 일조차도
헤게모니와 진지전
반면, 해외에서 그람시 연구는 지난 세기말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람시의
21세기 들어 그람시의 사상은 해외 진보 학계에서뿐 아니라 진보 운동에서도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지난 1970∼80년대에 각종 포스트주의, 개량주의, 시민운동의 태두로 왜곡되어 숭상됐던 그람시는 21세기 들어서는 반전
그람시의 사상은 1999년
21세기 혁명을 기획하는 사람들은 이처럼 붐을 이루고 있는 그람시 영역에 적극 개입해 그람시를 화두로 고전 마르크스주의의 헤게모니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각종 포스트주의자들과 신그람시 학파의 전유물이 돼 온 그람시를 고전 마르크스주의의 전통 속으로 재탈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람시가 상부구조와
이론적 자원
그람시가 고전 마르크스주의 전통의 수호자라는 점을 강조한 나머지, 그람시가 《옥중수고》에서 국가와 이데올로기
물론 《옥중수고》의 중요한 공백에도 유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옥중수고》에는 마르크스 경제학의 핵심 범주들인 상품물신성, 가치형태, 잉여가치 등의 범주가 누락돼 있다. 그람시는 유명한 옥중 후원자이자 신리카도 학파
또, 그람시는 경제주의에 대한 철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옥중수고》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포드주의와 아메리카주의라는 개념들에는
나아가 트로츠키와 연속혁명론에 대한 그람시의 비판과는 대조되는 스탈린주의 체제에 대한 침묵 역시 비록 옥중이라는 조건을 고려한다 할지라도 고전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는 중요한 문제점으로 지적돼야 한다.
이러한 한계들에도 불구하고 그람시의 사상은 시장근본주의와 경제지상주의가 지배하는 가운데 자본주의 양극화의 모순이 심화되고 있는 오늘날 우리 현실을 분석하고 전복할 수 있는 강력한 이론적 자원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신자유주의
정성진 경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마르크스와 한국경제》, 《마르크스와 트로츠키》의 저자이고, 《반자본주의 선언》, 《칼 맑스의 혁명적 사상》 등의 역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