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65호 기사들에 대한 몇몇 독자들의 반응을 접했다. 어떤 독자는 민주노동당이 반한나라당 전선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했다면서 삼성 특검법 발의를 위한 통합신당과의 공조를 그 근거로 들었다.
또 11월 11일 범국민행동의날에 대한 주류·반(半)주류 언론 들의 기사 비중이 삼성과 BBK 보도에 비해 현저히 부차적이었다는 사실로 말미암아 그 집회에 참가한 민주노동당원들의 자신감이 훼손됐다는 주장도 있었다. 범국민행동의날이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분명히 주장하는 독자도 있었다.
나는 자본가 정당들이나 민주노동당 자신이나 후보 단일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고, 반한나라당 전선 주장은 민주노동당 내 소수의 목소리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소수 주장일지라도 〈맞불〉이 그것을 비판하는 것은 옳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자체가 특검법을 매개로 반한나라당 후보 단일화를 추구하고 있지는 않다. 반한나라당 전선론을 비판한 김하영 동지도 그렇게 주장하지 않았다.
또한, 범국민행동의날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정부가 그 행동을 그토록 두려워 해 혹심하고 치사한 탄압 조처들을 남발했는데도 그만한 규모의 집회가 열린 것을 성공으로 보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엇을 성공으로 보겠는가. 그날 집회에 참가한 해외 사회주의자들도 한국의 운동이 잘 조직돼 있고 단단해 보였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일본인들이든 서양인들이든 모두 크게 고무돼 새벽까지 뒤풀이를 하며 자신감을 다졌다.
나는 노동계급의 대중 행동과 노동계급의 대중 정당에 대해 수백만 노동 대중의 비종파적인 눈으로, 낙관적으로 볼 것을 촉구한다. 억지춘향식 낙관이 아니다. 낙관의 설득력 있는 근거는 이미 65호의 해당 기사와 그 밖의 다른 기사들에 나와 있으므로 생략하겠다.
그 대신 “보수 우파가 집권하더라도 그것이 곧 운동의 침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최근 사르코지에 맞선 프랑스 노동자 투쟁이 보여 주고 있다”는 김인식 동지의 지적을 공유했으면 한다. 근거 없는 비관론과 그로 말미암은 종파주의로의 유혹을 물리치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