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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입시지옥’ 현장에서

김포외고 사건으로 드러난 입시 학원과 외고의 ‘동업’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학원에서 개최하는 ‘외고 입시 설명회’에 외고 관계자들(교장, 입학홍보부장 등)이 직접 강사로 참석하거나, 외고 교사들이 외고 입시용 문제집 제작에 참여해 왔다.

김포외고 입학홍보부장인 교사가 학교에서 중요한 직책들을 맡고 있다는 점은 이 사건이 개인 비리 차원을 넘어서는 것임을 나타낸다.

사실 학벌 위주의 입시 경쟁체제 하에서 이러한 비리는 예정된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시작한다는 학원의 ‘외고준비반’에서 외고들의 서열이 정해지고 그에 따라 외고 입학생들의 수준이 달라진다. 그리고 이 외고 입학생들의 성적이 3년 뒤의 ‘명문’대학 진학률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외고들은 자신의 서열을 높이기 위해 입학 홍보 담당 교사들을 학원에 보내 홍보를 한다.

수도권 외곽에 있거나 신설되는 외고의 경우 이런 홍보가 학교의 서열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문제 유출과 같은 극단적인 커넥션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동안 대입 때문에 고등학교 학사 일정이 왜곡되는 현상이 일상화됐다면, 이제 특목고 입학을 위해 중학교 학사 일정이 왜곡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내가 가르치는 중학생들도 대학 입시에 유리한 외고 진학을 준비하느라 고등학교 국영수 과정을 학원에서 새벽까지 공부하고 낮에는 학교에서 병든 닭처럼 졸고 있다. 이들이 성적 부담으로 자살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 아닌가!

교육 당국은 다음 정권으로 미룬 외고 폐지 계획을 즉각 추진하고, 대학 입시 폐지와 대학평준화 등 ‘입시 지옥’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당장 도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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