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비판은 협력적 선거 운동과 결합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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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연구소 조승수 소장은 최근 당내 다수파인 자민통 경향이 자신의 정치 강령인 ‘코리아연방공화국’을 국가비전으로 밀어붙이자 “나는 선거운동 못할 것 같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상이한 정파들의 연합인 민주노동당에서 자민통 경향의 이런 태도는 물론 잘못이지만 조승수 소장의 반응도 옳지 않았다. 비판할 것을 비판하면서도 대선 운동에서는 협력하는 게 옳다.
그런데 조승수 소장은 나아가 노골적으로 문국현을 밀고 있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해서 “내 친구들에게 표 달라고 못하겠다”며 부적절한 언행을 이어갔다. 과연 그가 국회의원까지 지낸 민주노동당의 지도자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조승수 소장은 그 인터뷰에서 ‘범국민행동의날’ 권영길 후보의 발언에는 ‘메시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미FTA, 삼성, 비정규직 문제[를] 좀더 목에 힘줘서 한 것 말고는 내용이 없었다”는 조승수 소장의 비판은 공감하기 힘들다
“정규직의 임금인상분을 일부 모아서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으로 사용”하는 ‘연대임금제’를 주장해야 했다는 조승수 소장의 주장은 우려스럽다.
대의
조승수 소장이 말하는 ‘연대임금제’는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 양보론인 ‘사회연대전략’의 최신판이다. 이런 ‘전략’은 ‘윗 돌 빼서 아랫 돌 괴기’에 불과해 전체 노동자의 몫을 늘릴 수 없을 뿐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만 불러 올 수 있다.
이런 계급타협적 방법보다는 정규직·비정규직의 단결 투쟁으로 지배자들의 몫을 빼앗아 오는 게 더 나은 방법일 것이다. 비정규직의 저임금과 열악한 처지가 정규직 때문도 아니고 그로 인해 정규직이 덕을 보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민주노동당 김형탁 전 대변인은 〈레디앙〉 기고문에서 당 지도부가 〈한겨레〉의 편파 보도에 항의 방문한 것을 비판했다. 비판 기사라도 감지덕지해야 한다며 “언론이여, 민노당을 세게 비판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의 정책과 대안은 거의 다루지 않으면서 당내 이견과 갈등만 부각해 보도한 〈한겨레〉에 항의한 것은 정당했다. 이상현 당 미디어홍보위원장이 지적했듯 〈한겨레〉는 이인제보다도 적은 비중으로 권영길 후보를 보도했고 그 내용도 부정적이었다.
범국민행동의날을 보도하면서 “당 기반 세력의 결집도 이뤄내지 못했다”거나 “‘운동의 정치’는 대중이 거리를 느끼”게 한다는 등 우파적 압력을 가하는 기사도 내보냈다.
그런데 김형탁 전 대변인이 〈한겨레〉의 이런 얄미운 태도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이 “당 내에 분명히 나타나고 있는 사실을 기사화한 것”뿐이라며 〈한겨레〉를 옹호한 것은 납득이 안 된다.
물론 “일방적 통보로 대변인실이 사라”지게 한 자민통 경향의 비민주적 당 운영 방식은 명백한 잘못이다. 그러나 그 이후 나타난 김형탁 전 대변인의 이런 태도도 적절치는 않다.
아직 확실한 정황을 알 수는 없으나 포스터 문구(코리아연방공화국)를 둘러싸고도 잡음과 반목이 벌어지고 있는 듯하다.
대선을 앞두고 나타나는 일부 당 지도자들의 부적절한 언행과 분열 양상은 당의 성장과 대선 도전에 도움이 안 될 것이다.
공동의 목표와 대의를 우선하면서 우호적인 토론과 비판으로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가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