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맞선 투쟁의 의의와 과제:
부패재벌의 사회 지배에 맞선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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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독재’의 한국 사회에서 삼성은 건드릴 수 없는 성역이었다. 감히 삼성을 고발·비판한 사람들은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 삼성의 무노조 범죄 경영을 고발한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은 3년째 감옥에 갇혀 있다. 이건희의 박사 학위 수여를 막아선 고려대 학생들은 출교당해 2년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떡값 검사’ 명단을 폭로한 노회찬 의원도 기소 당했다.
그러나 ‘골리앗’을 향해 달려드는 ‘다윗’들이 끊임없이 생겨났다. 김용철 변호사도 그 중 하나다. 김용철 변호사의 고발은 ‘삼성범죄공화국’의 총체적 실체를 드러내 줬다. 마치 마피아 영화를 방불케 하는 삼성의 범죄가 이제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건희와 측근들은 분식회계를 통해 수십조 원에 이르는 거대한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임원들의 차명계좌로 관리했다. 이 돈들은 삼성 본관 27층 ‘비밀금고’에서 전달 대상과 액수에 따라 분류된다. 뇌물은 액수에 따라 CD, 월간지, 쇼핑백 등으로 포장된다.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전달된 돈에 붙어 있던 “이용철(5)”라는 포스트잇을 보면서 뇌물을 대상과 액수에 따라 쉴 새 없이 분류 포장하는 ‘뇌물 공장’을 상상할 수 있다.
센 놈들
뇌물은 지인이나 퀵서비스를 통해 정부, 주요기관, 언론 등에 포진한 대상자들에게 전달됐다. 이런 물건을 주로 배달했다는 퀵서비스 회사 직원은 “연말연시에 이런 배달 업무가 집중”됐고 하루에 보통 70여 개를 배달했다고 했다.
이렇게 키워진 ‘삼성장학생’들은 곳곳에서 삼성의 이익을 대변해 유리한 정책을 관철시키고 범죄를 은폐하는 구실을 했다.
‘최우수 장학생’은 바로 노무현이다. 1999년 ‘삼성자동차살리기운동’에 앞장섰던 노무현은 부산상고 선배이며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이라는 이학수에게 대선자금을 받았다. 삼성 구조본이 작명해 준 노무현의 ‘참여정부’에서 검찰, 금감원, 재경원은 삼성 계열사 노릇을 했다. “참여정부 각료 인사를 삼성 구조본 팀장회의에서 논의했다.”(김용철) 삼성이 고안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 ‘동북아 금융 허브’, ‘한미FTA’ 등은 그대로 채택됐다. ‘참여정부’의 계승자인 정동영은 최근 “총수를 처벌하는 것이 [특검의] 목적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삼성 계열사 정부’의 가장 유력한 계승자는 이명박이다. 이명박 캠프에는 이미 삼성증권 사장 출신 황영기와 삼성 구조본 부사장 출신의 지승림이 가 있다. 김용철 변호사는 이들을 삼성 비자금 관리자로 지목하며 “삼성이 이 후보에게 돈과 사람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이명박의 ‘국민성공시대’ 슬로건도 삼성 작품이다.
결국 ‘글로벌 일류기업’이라는 삼성의 신화는 이 같은 범죄와 비리로 쌓아 올린 바벨탑이었다. 삼성은 뇌물을 고리로 정부와 유착했고 정부는 삼성의 탈세, 불법 세습, 무노조 경영을 눈감아 주면서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
삼성의 노동자들은 자신들을 쥐어짠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범죄에 이용하는 것을 막아설 가장 강력한 주체다. 그래서 이건희는 무노조 경영에 악착같이 매달렸다. 노조를 건설하려는 노동자들은 납치, 감금, 폭행, 도청, 핸드폰 위치추적, 살해 협박까지 당했다.
직원들이 범죄를 고발하거나 노조를 건설할까 봐 감시·통제하는 삼성의 독재적 행태에 대해 전 삼성전자 직원이 “조지 오웰의 《1984년》이 따로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 같은 ‘삼성공화국’ 현상은 자본주의 체제의 본질을 보여 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진정한 권력은 선출되지 않는 기업주, 언론사주, 고위 관료, 경찰 수뇌, 판검사, 군장성들에게 있으며 우리가 선출한 정치인들은 기업주들의 이익을 대변할 뿐이다.
특히 신흥공업국인 한국에서 정부와 재벌의 정경유착이 두드러졌다. 소위 ‘민주화’ 이후에는 정경유착 구조에서 재벌의 우위가 더 커졌다. 노무현도 “이미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자본의 집중 속에 재벌들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졌다. 삼성은 한국 경제에서 수출의 22퍼센트, 주식 시가 총액의 23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가 말하듯 삼성과 공범인 ‘법조계의 삼성’ 김&장 법률사무소와 ‘회계의 삼성’ 삼일회계법인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센 놈들”이다. 이들은 정부와 유착해 신자유주의·친제국주의 정책을 주도하고 관철해 왔다.
삼성에 대한 대중의 거대한 반감은 이들의 범죄와 비리뿐 아니라 이들이 주도해 온 정책에 대한 반감이기도 하다. 삼성에 맞선 투쟁은 바로 한미FTA와 양극화 확대에 반대하는 투쟁이며, 노동 탄압과 비정규직 확산 정책에 맞선 투쟁이고, 이라크 파병 등 친제국주의 정책에 맞선 정치 투쟁이다.
더구나 ‘삼성장학생 선발대회’가 되고 있는 대선 국면에서 삼성에 맞선 투쟁은 더욱 중요하다. 삼성 비자금과 범죄의 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파와 범여권의 누군가가 어디서든 튀어나올 것이다. 따라서 이번 대선에서 누가 새로운 삼성의 하위 파트너가 되든 삼성에 맞선 투쟁은 계속해서 ‘태풍의 핵’이 될 것이다.
이 기사를 읽은 후, 연결 기사 '삼성 ‘독재’를 어떻게 끝장낼 것인가' 를 읽으시기 바랍니다.
삼성 이건희 일가와 최고 경영진의 불법 행위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촛불 문화제
일시 : 12월 8일(토) 오후 5시
장소 : 삼성증권 앞(삼성 종로타워)
주최 : 삼성 이건희 일가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승계 불법행위 진상규명 국민운동
삼성그룹 불법 비자금 규탄 및 이건희 구속, 노동 탄압 중단, 민주노조 건설을 위한
민주노총 2차 결의대회
일시 : 12월 7일(금) 오후 2시
장소 : 삼성본관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