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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정권’ 연장 야합을 분쇄하라

바다를 오염시킨 검은 기름같이 이 사회를 휘감아 오염시키고 있는 삼성 비자금의 실체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검찰은 김용철 변호사 명의의 차명계좌 7개에서 수십억 원이 오고간 것을 파악했다.

검찰이 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해 밝혀 낸 것이 이 정도다. 김용철 변호사는 “검찰은 아직도 어떻게 하면 수사를 안 해볼까 하고 있다. … 검찰 내부의 [삼성]장학생들이 판을 치는 건지 별별 잔머리를 다 쓰고 있다” 하고 한탄했다.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것처럼 삼성이 1천여 개의 차명계좌를 운용했다면 비자금 규모는 수십조 원에 이를 것이다.

이것은 모두 삼성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다. 김용철 변호사가 비자금 조성 창구로 지목한 삼성SDI는 부산공장에서만 지난 2년 동안 비정규직 3천여 명을 ‘소리없이’ 해고했다. 올해에도 비정규직 1천여 명을 해고했고 최근에는 정규직 1천50명까지 구조조정하려 한다.

떡값검찰이 삼성 범죄의 핵심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버티는 사이 지배자들과 기성 언론들은 “특검은 경제 살인범”이라며 벌써 특검 흔들기에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김상렬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가 이번 삼성 사태로 더욱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이는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라고 협박했다.

대한변협은 ‘떡값’을 특별히 더 받았을 것 같은 검찰 고위직·대형 로펌 출신을 특별검사로 추천하려 용쓰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는 이들 중 일부를 ‘삼성장학생’으로 관리하는 데 자신이 “직접 관여한 일도 있[다]”고 폭로했다.

변협이 특검 후보로 거론하는 김종빈은 2005년 삼성 X파일 사건 당시 검찰총장으로서 이건희 소환조사에 반대했던 자다. 유창종·이명재·정홍원은 검찰 고위직을 거쳐 삼성과 재벌을 주고객으로 삼는 대형 로펌인 세종·태평양·로고스에 소속돼 있다. 심지어 뇌물 수수 전력, 비리 의혹까지 있는 자들도 있다. 반면 변협은 민변이 추천한 박재승 변호사는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

특검 흔들기

‘옷로비’ 특검을 맡았던 최병모 변호사는 “전직 검찰 고위급 출신을 특검 후보로 하겠다는 변협의 입장을 뒤집어 생각하면 검찰을 제대로 비호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지배자들은 삼성의 범죄를 파헤치고 처벌할 특검이 아니라 삼성과 그 장학생들의 범죄를 은폐하고 그들을 위기에서 구원해 줄 특검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 정치부장 김민배는 “특검이 신년 초부터 1997년 이후 삼성 비자금을 다 뒤지고, 2002년 대선자금, 당선축하금, 그리고 삼성 그룹의 내부문제까지 건드리게 되면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며 위기 의식을 드러냈다.

이 때문인지 노무현과 이명박이 만나 BBK와 삼성 비자금 문제를 적당히 무마하기로 합의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그 말많은 노무현이 “[BBK] 검찰 수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전례도 없다”고 하는 것도 미심쩍다.

“서울시장 시절 삼성의 당선 축하금을 받았다는 구체적인 제보가 있다”(노회찬 의원)는 이명박도 노무현과 동병상련일 것이다.

이제 삼성은 이명박에게 힘을 실어 주며 다음 정권도 자신들 뜻대로 좌지우지하려 한다. 삼성증권 사장 출신으로 삼성 비자금 관리자였다는 황영기에 이어서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진대제도 이명박 캠프로 들어갔다. ‘삼성 정권’ 연장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야합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투쟁도 시작되고 있다.

지난 12월 7일 금속노조 울산지부 노동자 1천여 명이 4시간 연대파업을 하며 삼성SDI 부산공장 앞에 모여 삼성의 부정부패를 규탄하고 하이비트 노동자들의 원직복직을 요구했다. 이 집회에는 삼성SDI 정규직 노동자들도 참가했다.

삼성은 이 집회가 두려워 12월 6~7일에 예정에도 없던 공장 휴무에 들어갔고, 정문 앞에는 2미터 높이의 철문을 세웠다. 삼성SDI에서 노조 건설 움직임은 계속 진척되고 있다.

민주노총·민변·참여연대·‘다함께’·민주노동당 당원들이 참가한 12월 8일 삼성타워 앞 집회는 다양한 세력이 힘을 모아서 이 운동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

삼성 범죄 공화국의 문제는 이명박 비리와 맞물려 다음 정권 내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삼성 이건희 일가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승계 불법행위 진상규명 국민운동’으로 결집한 진보진영은 삼성에 맞선 대중 운동 건설을 지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