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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 몰이에 희생당하는 지구

이윤 몰이에 희생당하는 지구

폴 먹가(Paul McGarr) - 응용 수학자 출신의 영국 좌파 저널리스트

지난 몇 십 년 동안 홍수·기근·태풍처럼 위험하고 예측할 수 없는 기후 패턴이 더욱 흔해진 듯하다. 이러한 기후 변화는 온실 가스 방출과 환경 오염의 영향이 커진 결과임을 보여 주는 증거들이 많아지고 있다.

8월 12일 국제연합(UN)의 과학자 팀은 자본주의가 어떻게 인간과 지구를 위협하는지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과학자들은 아시아 대륙의 대기권에 넓이 2천5백6십만 제곱킬로미터, 두께 3.2킬로미터의 인공 오염 안개인 “아시아 갈색 구름층”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보고서를 발표한 국제 기후학자 팀의 책임자는 폴 그룬첸 교수였다. 그는 극지방 만년설 위의 오존층에 뚫린 구멍을 연구해 1995년 노벨상을 받았다. 오존층의 구멍은 분무기(에어로졸), 냉장고, 공장에서 나오는 ‘염화불화탄소’라는 화학 물질 때문에 생겨났다. 이 뛰어난 과학자들이 아시아를 뒤덮은 오염 물질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경고한 것을 모든 사람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아시아 갈색 구름층”은 보고서가 “움직이는 짙은 안개”라고 부른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안개는 자동차와 공장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과 먼지, 숲을 태우거나 요리할 때 태우는 나무에서 나오는 재와 검댕으로 구성돼 있다. 이 유독 혼합물 외에도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 가스도 갈색 구름층을 형성하는 한 요소다.

UN 과학자 팀은 여기서 생성되는 화학 안개가 일조량을 15퍼센트 가량 차단한다고 말한다. 또, 대기권 아래에 열을 가두어 그 지역의 기온을 높인다. 그 결과 기후 패턴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UN 과학자 팀은 화학 안개가 인도의 겨울철 쌀 수확을 10퍼센트 감소시켜 수백만 명을 [기아의]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추정한다.

올해 인도의 약 13개 주는 역사상 최악의 가뭄을 기록했다. [반면에] 8월 중순 인도의 다른 지역에서는 홍수와 이에 따른 산사태 때문에 수십 명이 사망했다. 중국 북부 지역에서는 5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과 최고 기온이 방대한 지역에서 농사를 망쳐 놓았다. 그러나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엄청난 홍수 때문에 이미 8백 명 넘게 죽었다. 이와 똑같은 극단적인 패턴이 아시아 대부분 지역에서 반복돼 왔다.

캄보디아에서는 20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 때문에 주식인 쌀 농사가 타격을 입었다. 베트남의 메콩강 삼각주에서는 홍수 때문에 재앙이 벌어지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3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 때문에 1백만이 넘는 사람들이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UN 과학자 팀에 따르면, 이 화학 안개는 아시아에서 호흡기 질병을 증가시키고 “수십만 명”이 요절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기후 변화의 영향은 아시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갈색 구름”은 대기권 높은 곳에 떠 있는데, 적당한 조건에서는 재빨리 전 지구로 확산될 수 있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는 홍수가 났고 유럽의 여름은 역사상 가장 습도가 높았다. 올 상반기에 북반구에서는 1백43년 전 공식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웠다. 전 세계적으로 올해 상반기는 1998년 상반기를 제외하고 역사상 가장 더웠다. 1998년의 기상 이변은 엘니뇨 현상 ― 태평양 해류가 주기적으로 바뀌면서 강우 패턴을 어지럽히는 것 ― 과 관련 있었다. UN 과학자 팀은 새로운 엘니뇨가 이미 진행중이며 이에 따라 기상 이변과 불안정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시장이 주도한 오염

대다수 과학자들과 각국 정부는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 가스 방출로 인한 대기 오염과 지구 온난화가 불안정하고 극단적인 기후 변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 클라우스 퇴퍼에 따르면, 이러한 오염의 핵심 원인 중에는 “차량, 공장,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화석 연료와 수많은 비효율적인 요리 기구에서 방출되는 온실 가스의 극적인 증가”도 포함된다.

온실 가스를 방출하는 주범은 단연 미국이다. 미국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방출량의 25퍼센트를 차지한다. 유럽이 20퍼센트를 차지한다. 언론은 불규칙하고 무계획적으로 확대되는 아시아 도시들에서 자동차 사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 갈색 구름층”이 만들어진다는 점을 인정한다. 거대 자동차·석유 회사들과 여타 기업들은 자동차, 타이어, 석유를 더 많이 판매하는 것뿐 아니라 도로 건설 계획에도 관여해 이윤을 늘리고 싶어한다.

브리티시 피트롤리엄(BP), 포드, 제너럴모터스 같은 기업들은 인도와 중국 같은 나라들의 “시장 잠재력”을 보고 침을 흘린다. 이런 기업과 이들을 지원하는 정부들은 깨끗하고 값싼 대중 교통을 계획하기는커녕 대중 교통을 망치고 유럽과 미국의 도시들이 이미 시달리고 있는 환경 오염을 강요하고 있다.

언론은 아시아 나라들에서 화전(火田)의 구실과 요리용 땔감의 사용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다. 화전은 전 세계 자원을 착취하는 거대 벌목·광산 회사들의 집중적인 노력, 토지를 얻기 위해 숲을 태울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빈곤과 관계 있다.

사람들이 요리할 때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달리 깨끗한 대안을 갖지 못하게 하는 빈곤 때문이다. 이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은 간단하다. 전 세계의 자원을 약탈하는 거대 기업들의 활동을 규제하고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환경 파괴자 대기업

들8월 말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릴 예정인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지구정상회의’는 ‘지구 온난화와 대기 오염 억제, 세계의 자원에 대한 약탈 중단, 빈곤 저지’를 의제로 채택해야 한다.

그러나 요하네스버그에서는 아무런 국제적 합의도 이끌어 내지 못할 것이다. 국제 구호 단체인 크리스천 에이드(그리스도인의 원조)는 정상 회담에 대해 이렇게 비난했다. “기업가들은 다른 어떤 집단들보다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정상 회담의] 의제가 기업들이 원하는 대로 부당하게 왜곡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토니 블레어는 거대 기업들 ― 그 중 많은 수는 끔찍한 환경 파괴 전력을 갖고 있다 ― 의 기업주들을 초청해 대표단에 포함시켰다. [수도 회사] 템스 워터의 최고경영자 빌 알렉산더, 광산 회사 리오 틴토의 회장 로버트 윌슨이 그런 자들이다. 영국 환경청은 템스 워터가 지난 8년 동안 20번 이상 환경 보호 법규를 위반했다며 기소했다.

세계 최대 광산 회사인 리오 틴토는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자연 보호 구역인 호주 카카두 국립 공원에서 우라늄을 채취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환경 단체인 ‘지구의 친구들’은 영국 대표단을 일컬어 “블레어가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대기업들의 환심을 사기로 결심했음을 보여 주는 매우 확실한 증거”라고 말했다. 정상 회담은 녹색 물이 약간 든 빈곤 퇴치 옷으로 치장한 신자유주의 몰이의 홍보 행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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