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되는 야만적인 사유화 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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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인수위가 산업은행 사유화를 시작으로 공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사유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은 산업은행·우리금융·기업은행의 매각과 금산법 완화로 재벌들이 은행을 지배해 경제 전체를 좌지우지하게 만들고, 삼성 비자금 조성에서 보듯 재벌이 은행을 사금고처럼 이용하며 부정부패를 더 손쉽게 저지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려 한다.
게다가 인수위에서 가스공사·도로공사·석유공사·한국전력·철도공사·우체국 사유화 추진 계획도 흘러나오고 있다. 기획예산처도 “공기업 민영화는 김대중 정부 시절에 추진됐으나 참여정부에서는 소강 상태에 빠졌다”며 2백98개 공공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사유화, 통폐합, 구조조정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맞장구를 치고 있다.
이런 계획은 지난해 이명박이 한국노총과 ‘정책연대’를 추진하면서 “전력과 가스, 수도 등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기본 산업의 민영화는 한국에서도 쉽지 않다”며 사유화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한 공약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돈벌이
신자유주의자들은 사유화를 통해 경쟁이 도입되면 효율성이 높아져 가격이 떨어지고 서비스 질이 올라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유화는 재벌을 비롯한 대기업에게 공기업을 넘겨 이들이 돈벌이 할 분야를 열어 주지만, 노동자들에게는 구조조정을 강요하고 가격 인상 등으로 서민들의 부담을 늘리는 정책이다.
예를 들어, 김대중 정부는 KT 사유화를 추진하며 경쟁 체제를 통해 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처라고 홍보한 바 있다.
그러나 114 서비스가 유료화되는 등 가격은 오르고 노동자 5만 명이 해고됐다. 매출과 당기순익이 크게 늘어 2003~2004년에는 주주들에게 50.3퍼센트에 이르는 고배당을 했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시설 설비투자를 삭감하면서 서비스 질은 오히려 악화했다. 그래서 2005년 대구 전화 불통 사건도 일어났다.
사유화 정책은 2002년 철도·가스·발전 연대파업 등 노동자들의 대규모 투쟁 덕분에 노무현 정부 들어서는 주춤했다. 노무현 정부가 한미FTA를 추진한 것도 정체된 사유화를 계속 추진하기 위한 ‘외부 충격’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노무현 정부는 한국전력을 6개 자회사로 나눠 분할매각을 준비했고, 철도청을 철도공사로 바꾸는 등 사유화를 위한 기초 작업을 완료해 두었다.
이런 조처들만으로도 이미 가스·철도 요금 등이 크게 올랐고, 특히 철도공사는 대규모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 외주화를 진행한 바 있다. 이렇게 노무현이 닦아 둔 길 위에서 이명박은 대대적 사유화를 시작하려 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서민에게 돌아올 것이다.
기업의 이윤 추구만 돕고, 에너지·교통·통신과 같은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훼손하고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사유화는 즉각 저지돼야 한다.
사유화를 중단시켰던 2002년 철도·가스·발전 연대파업과 같은 대규모 노동자 투쟁을 다시 불러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