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임종인 국회 의원 인터뷰:
“고려대 당국의 퇴학 처분은 불법이고 무효”

[편집자] 고려대 당국이 출교생들에 대해 퇴학을 결정하자, 출교생들은 “퇴학은 우리를 두 번 출교시키는 결정”이라며 다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출교생들은 “즉각 복학의 그날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투지를 다지고 있다.

〈맞불〉은 고려대 출교생들의 투쟁을 지원해 온 임종인 국회의원을 만나 고려대 당국의 퇴학 처분에 대한 의견을 들어 봤다. 임 의원은 고려대 당국의 결정이 출교효력정지 가처분을 내린 법원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른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 고려대 당국이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복학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비판한다.

임 의원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을 역임한 바 있고, 현직 변호사이기도 하다.

며칠 전 고려대 당국이 출교생들에게 ‘퇴학’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 결정을 어떻게 보십니까?

퇴학 처분은 불법이고 무효입니다. 법원의 출교효력정지 가처분이 나왔으면 고려대 당국은 학생들을 당장 복학시켜야 합니다. 새로운 징계인 퇴학 처분을 내리려면 현재 2심에 계류중인 출교무효확인 소송이 모두 끝나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법원의 가처분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법원의 판결문을 보면, 우선 징계 절차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둘째로 행위에 비해 과도한 처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송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면 학생들이 공부할 기회를 상실할 수 있으니 일단 학생들을 복학시킨 다음에 소송 결과를 보자고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고려대 당국의 퇴학 처분은 이런 법원의 취지를 정면 위반한 것입니다.

출교생들이 퇴학무효확인 소송과 학생의 지위를 구하는 가처분을 내면 바로 구제돼서 이번 학기부터 학교를 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려대 당국은 법마저 무시하며 출교생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는데요.

사실 고려대 당국도 법률적으로 복학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퇴학 처분을 한 것은 학생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잘못된 생각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스승과 학생의 관계가 그렇게 감정적으로 할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고려대 당국은 출교생들에게 교수들의 ‘감금’ 행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사실관계를 살펴 보면, 이건 사과를 요구할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고려대 당국이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징계를 한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들이 사과를 조건으로 내거는 것은 이 학생들을 복학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학생들에게 잘못도 없는데 사과를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법원에서도 학생들의 사과를 전제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원래 교수님들이 교육자적인 관용과 포용의 정신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법원의 가처분에 의한 것보다는 말이죠. 그런데 고려대 당국은 법원의 가처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학생들을 다시 내쫓았습니다. 고려대 당국이 학생들을 관용과 포용의 대상이 아니라 적대 관계로 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출교생들은 ‘퇴학’이 결정되자마자 천막농성을 재개했습니다. 임 의원께서는 누구보다 단호하게 출교생들의 투쟁을 지지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투쟁에 어떤 의미를 두고 계십니까?

대학은 어느 곳보다도 학문·사상의 자유,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는 인격 우대의 풍토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민주주의 후퇴와 더불어 교수들이 가부장적인 권위를 누리려 하면서 학생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지 않고 항복하란 식으로 억압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 고려대에서 대표적으로 드러난 것이죠.

이건희 회장 박사학위 수여 저지 시위를 한 학생들을 징계하려 한 것이 보여 주듯이 시장만능주의, 기업우선주의, 다른 사상·행동을 인정하지 않는 극우적 사고 같은 것들이 고려대에 만연해 있는 것 같아 크게 걱정됩니다.

이명박 정부가 신자유주의·시장만능주의를 강화하려 하고 있는데, 고려대가 거기에 부응한다면 씻을 수 없는 불명예를 초래할 것이라고 봅니다.

양심적인 한국 사람들은 모두 출교생 문제를 보며 고려대가 지나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것은 고려대의 명예를, 고려대 교우들의 명예를 크게 떨어뜨린 것입니다. 고려대 졸업생의 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습니다.

고려대 당국이 하루라도 빨리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여서 학생들을 복학시키고 학생들과 대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주제
이메일 구독, 앱과 알림 설치
‘아침에 읽는 〈노동자 연대〉’
매일 아침 7시 30분에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빠짐없이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