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서울 도심에서 ‘이라크 침공 5년 규탄 국제공동반전행동’이 열린다. 이번 시위는 지난해 12월 초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전쟁에 반대하는 세계’ 국제반전회의에서 결정됐다.
국제반전회의에 모인 반전 단체 대표단들은 3월에 이라크 점령 종식과 이란 공격 반대를 위한 공동 반전 시위를 하자고 호소했고, 현재 미국과 영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3월 15∼22일 반전행동이 준비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이라크는 생지옥으로 변해버렸다. 2003년 3월 20일에 시작된 미군의 무차별 폭격은 군인들뿐 아니라 여성과 아이 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병원과 학교가 파괴됐고 점령 때문에 1백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실업률이 60퍼센트대로 치솟았고 인구의 70퍼센트가 안전한 물조차 마시지 못하고 있다. 인구의 20퍼센트가 살던 곳을 떠나 국내외를 떠돌고 있다.
그러나 부시는 이런 야만을 낳고도 이라크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지난해 부시는 미군 2만 8천 명을 이라크에 증파했지만 여전히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2007년은 점령 기간 중 가장 많은 미군이 목숨을 잃은 해다. 종파간 분열을 부추겨 점령을 유지하려던 전략은 미군의 통제를 벗어난 지 오래다.
부시는 국내에서도 심각한 정치 위기에 빠졌다. 그의 전쟁동맹이었던 스페인의 아스나르,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일본의 아베, 영국의 블레어, 호주의 하워드는 모두 권좌에서 쫓겨났다. 개혁 열망을 업고 당선한 노무현의 지지율이 추락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라크 파병 결정 뒤였다.
그런데도 이명박은 노무현의 바통을 이어 받아 노골적으로 친제국주의 정책을 추진하려 한다. 이명박은 이라크인들의 피를 대가로 이라크 “기름밭”을 탐내고 있다. 또, 유엔 평화유지군(PKO) 상설 파병부대 1천 명 확보,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과 미사일 방어(MD) 참가를 고려하고 있다.
세계 3위 파병 국가인 우리 나라에서 지난 5년 동안 꾸준히 반전 운동이 건설돼 왔다. 매년 파병이 거듭됐지만 파병 연장안은 저항에 부딪혀 도둑 처리를 반복했고 주둔 규모도 축소해야 했다.
그러나 전쟁광들은 아무리 실패를 거듭해도 제 발로 전장에서 나가지 않는다. 이명박 취임 이후 첫 대중집회가 될 3월 16일은 부시의 새로운 전쟁 파트너가 되려는 이명박에게 맞불을 놓는 중요한 날이다.
2003년 2월 15일 전 세계에서 2천만 명이 참가한 위대한 반전 시위는 미국 제국주의와 자웅을 겨룰 ‘또 하나의 수퍼파워’를 깨웠다. 지금이 바로 ‘수퍼파워’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 줄 때다. 3월 16일 이라크의 해방과 한국군을 포함한 모든 점령 군대의 철군을 위해, 한미 전쟁동맹을 강화하려는 이명박에 맞서 함께 행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