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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광우병 소 도축 현장이 폭로되다 - 우리가 왜 이 소를 먹어야 하는가?

미국의 시민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는 도축장에서 제대로 걷지 못하는 병든 ‘다우너’ 소에게 소방 호수로 물대포를 쏘고 전기 충격을 가하고 지게차로 들어 올려서 불법적으로 도축하는 충격적 영상을 폭로했다.
이 끔찍한 영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불러 일으켰다. 왜냐하면 제대로 걷지 못하는 것은 광우병의 전형적인 증상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달 17일 미국 농무부는 6만5천 톤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쇠고기 리콜을 명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미 3분의 1이 학교 급식용으로 전달됐고 이 가운데 최소한 9천 톤이 소비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 농림부는 해당 도축장이 한국 수출 승인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한국으로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왜냐하면 이번 사태가 벌어진 곳은 미국의 다른 도축장들과 별로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2006년 미국 농무부 감사보고서는 도축장의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 제거 관리가 부적절하며, 오로지 육안 검사만 하고, 육안검사도 5~10퍼센트 정도만 이뤄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형편없는 광우병 검사는 신자유주의적 규제완화와 인력 감축의 결과이다. 1990년대 후반 도축장들은 자신들이 직접 안전 점검표를 만들고 광우병 의심 소를 ‘자발적’으로 농무부에 보고하도록 권한을 위임받았다. 생선을 고양이에게 맡긴 것이다.

또한 인력감축 때문에 농무부 조사 결과만으로도 미 전역에서 검사관이 평균 10퍼센트 이상 부족한 상태다. 최대 쇠고기 생산 지역인 콜로라도와 텍사스 주에는 15퍼센트 넘게 부족하고, 뉴욕은 22퍼센트의 결원율을 보였다. 필요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불법 도축 단속도 힘들다. 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도축장 직원들은 무전기를 이용해 검사관의 위치를 서로 알려주고 검사관의 눈을 피해 불법 도축을 한다.

광우병 위험은 도축장뿐 아니라 육가공 공장도 마찬가지다. 미국 최대 식육회사 타이슨 푸드의 노조위원장의 증언처럼 “생산라인은 회사의 이익 추구 때문에 노동이나 식품 안전 등을 고려할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설정”되어 있고 “많은 노동자들이 이러한 가혹한 노동 조건 때문에 평소에 직장을 자주 바꿔 작업에 익숙하지 않”아서 “SRM의 적절한 제거는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축산자본의 이윤을 보장하려는 미국 정부도 광우병 발생을 은폐·축소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전체 도축 소의 0.1퍼센트 정도만 광우병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검사관 패스티 맥키에 따르면 육식공장에서 “만약 위반을 발견해 그 사실을 기록하고 시정을 요구하면 회사는 상부에 위반사실을 보고하지 말 것을 요청하며, 농무부도 위반 건수를 엄청나게 축소시키려고 여러 가지 압력을 가해 온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리콜 사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쇠고기 수입 확대 압력은 계속되고 있다.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는 “뼈있는 쇠고기도 안전”하다며 “애초에 뼈있는 쇠고기도 수입 대상이었다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뻔뻔스럽게 말했다.

이명박 정부는 여기에 장단을 맞추 듯 3월 중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고 개방을 확대하려 한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를 보면 도시민의 75퍼센트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다수 국민들의 뜻을 거슬러 ‘광우병 프렌들리’한 정책을 추진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와 함께 ‘리콜’ 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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