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 보름을 맞은 3월 11일 이른 아침, 이명박이 흉측한 마각을 드러냈다.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침탈한 것이다. 경찰버스 20여 대와 경찰 6개 중대가 겹겹이 호위하는 가운데, 해머와 절단기를 든 1백50명의 용역깡패와 영등포구청 직원 들이 여의도 증권거래소 앞 농성장으로 몰려들었다.
80여 명의 농성자들은 몸에 쇠사슬을 감고 서로 팔을 끼고 저항했지만, 용역깡패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사지를 들어 내팽개쳤다. 여성인 정인열 부지부장을 비롯해 노조원 6명이 얼굴이 땅바닥에 긁히고 코뼈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재벌 살리기’와 ‘강부자 성공시대’에 혈안이 된 이명박은 여의도 한 가운데 증권거래소 앞 농성장을 ‘대불공단 전봇대’처럼 하루 빨리 없애버리고 싶었던 것이다.
선전포고
긴급 항의집회 참가자들은 “이것이 이명박의 비정규직 해법인가” 하고 분노를 터뜨렸다.
사무금융연맹 정용건 위원장은 이날 침탈을 “8백70만 비정규직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선전포고”라며, “이명박 정부의 비정규 해법이 폭력과 탄압이라면 우리는 이명박 정부 타도의 해법으로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민주노총 주봉희 부위원장도 “5월 말~6월 초로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을 두 달 앞당겨 바로 이 자리, 여의도 증권거래소 앞에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코스콤 비정규직 황영수 지부장은 “이 자리에 다시 비닐 천막을 치고 처음으로 돌아가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민주노총 김은주 부위원장은 “저 놈들을 한 방에 날려버리게 민주노총에 대포라도 한 대 있으면 좋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전국적인 강력한 연대 투쟁이야말로 저들을 날려버릴 ‘대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