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폭격 만행은 “팔레스타인들의 저항을 분쇄”하고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미국이 추진했으나 실패가 예정됐던 중동평화회의(아나폴리스 회담)의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27일부터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을 해결하겠다며 중동평화회의를 추진했다.
부시는 이 회담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인 압바스의 지위를 강화하고 하마스를 고립시키는 한편, 더 중요하게는 이란 공격을 위한 사전포석으로 반이란 전선을 구축해 이란을 고립시키려 했다. 미국의 보수 논객들은 회담의 목표가 “이란의 위협에 대해 전 세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고, 이스라엘의 보수 일간지 〈하아레츠〉도 “이란에 대한 국제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이란 전선
그러나 부시의 이런 계획은 시작부터 역풍을 맞았다. 부시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두려워하는 아랍 국가들을 활용해 반이란 전선을 구축하려 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높은 아랍 민중의 여론을 무시한 채 아랍 국가들이 적극 호응하기는 힘들었다.
또, 지난 1월 23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봉쇄에 맞서 장벽을 무너뜨린 사건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하마스의 영향력이 건재함을 보여 줬다.
결국 중동평화회의는 이 회담이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미국을 비난해 온 이란의 입지만 강화시켜 주는 꼴이 됐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이번 테러는 반이란 전선 구축 실패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이란 공격을 불사하겠다는 발언도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 미국을 대신해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을 감행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