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심각해지는 미국의 이란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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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모든 반전 활동가들이 미국의 이란 공격 가능성을 판단하는 측정기를 가지고 있다면 지난주에 이 측정기의 눈금이 급상승했을 것이다.
지난주 미국 중부사령관 윌리엄 팔론이 사임했다. 미국이 제국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미국의 통합 전투사령부를 보라고 권하고 싶다.
미국 국방부는 북미와 남미 대륙,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서아시아 지역을 포괄하는 6개의 통합 전투사령부를 가지고 있다. 중동에서부터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을 포괄하는 서아시아 지역이 중부사령부의 관할구역이다.
이 통합 사령부들의 지휘관들은 단순히 군사 작전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일개 대사는 범접할 수 없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정치 실세들이다. 지난해 11월 팔론은 파키스탄 대통령 페르베즈 무샤라프가 계엄령을 선포하기 하루 전에 그를 만나 계엄령 선포를 허가했다.
2007년 1월 중부사령부에 부임하기 전에 팔론은 태평양 통합사령부 지휘관이었다. 태평양 통합사령부에 근무하는 동안 그는 중국 군사 지도자들과 직접적 관계를 맺었고, 팔론 사임의 계기가 된 《에스콰이어》의 기사를 보면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힘을 인정받고 싶다면, 그런 힘에 따른 책임감도 받아들여야 한다.”
팔론은 《에스콰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해서도 동일한 전략을 적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것은 조지 부시와 딕 체니의 임기가 내년 1월에 종료되기 전에 이란을 공격하고 싶은 네오콘 핵심 인물과 다른 우익 인사들과 충돌을 낳을 수밖에 없는 주장이었다.
팔론은 미국 국방 기구 내에서 반란을 선동해 그런 공격을 잠시 중단시킬 수 있었다. 그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의 매파를 공격했다. “이런 공격 위협은 전혀 유용하지 않다. 나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 기대하며, 그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앙적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에 대한] 공중 폭격이 효과적이지 못하고, 오히려 이란의 보복을 초래해 상황이 급속히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이란 전문가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군 장교들은 미국 정부가 제한적 공습을 생각하고 있더라도 적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07년 12월에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 정보기관들이 이란이 2003년 이후 핵무기 개발 계획을 폐기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다.
팔론은 이라크 사령관이자 미군 증파 계획을 입안한 데이비드 페트라우스와도 충돌했다. 팔론은 미군이 이라크에 발목이 잡혀서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에스콰이어》 에 “5~6개의 주전자가 끓고 있는 지역에서 우리 나라가 한 가지 문제에만 몰두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2주 전에 《에스콰이어》는 팔론을 “전략적으로 옳지 않은 전쟁을 벌이려는 최고사령관[대통령]에 맞서 일어선 사람”이라고 아첨을 떨면서 소개했는데, 이 때문에 팔론은 사임해야 했다.
부시는 자신이 팔론을 해고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미국 국방장관 로버트 게이츠는 팔론의 사임이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또, 게이츠는 만약 팔론이 자기 자리에서 일찍 떠난다면 “그것은 대통령과 부통령이 올해 말 이란 공격을 벌일 생각이며, 자신들의 계획을 방해하는 사령관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는 《에스콰이어》의 주장을 “어처구니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어처구니없는 주장일까? 브래드포드 대학 평화학 연구소의 폴 로저스는 팔론의 사임에 대해 논평하면서, 만약 미국 정부가 올해 가을 이란과 전쟁을 벌인다면 초강경 매파 후보인 존 맥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 조성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로저스는 팔레스타인 가자와 레바논에서 저항 세력 제거에 실패하고 있고 이란의 국제적 영향력 증대를 우려하는 이스라엘의 입장에서는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자신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침략이 시작된 지 5년이 지난 지금, 미국 정부의 이란 공격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반전 운동은 중동에서 다시 한번 재앙적 전쟁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