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차별 강화할 남교사 할당제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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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서울지역 초등학교의 여교사 비율이 83퍼센트에 이르자 성비 불균형 문제를 제기하며 남교사 할당제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남교사 할당제 지지자들은 교사의 성비 불균형이 초등학생들의 성 역할 사회화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지난 십여 년간 유치원·초등학교에서 여교사의 비율이 압도적인 상황에서도 ‘남학생의 여성화’ 같은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여성 차별적이고 획일적인 성 역할 모델에 기초한 교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교직의 여성화’는 세계적 현상이다. 우리 나라 초등학교·중학교 여교사 비율은 OECD 평균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많은 여성들이 교사가 되려 하는 이유는 교사가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질 좋은 일자리이기 때문이다. 대개 여성은 비정규직이거나(70퍼센트) 형편없는 임금을 받는다. 또, 출산·육아 때문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 힘들다.
반면, 남성들은 교사 외에도 괜찮은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여성들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이 때문에 남학생은 여학생에 비해 교직에 매력을 덜 느낀다(2003년 노동부 조사).
교직에서도 남녀가 평등한 것은 아니다. 고등교육으로 갈수록 여교사의 비율은 급격히 떨어져 대학교 여교수의 비율은 19.3퍼센트밖에 안 된다. 초등학교에서도 높은 직위로 갈수록 여성의 비율은 급격히 낮아진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집단을 배려해 주려는 할당제의 본래 취지에 비춰 볼 때, 남교사 할당제는 의의가 없다. 이미 체계적으로 차별받고 있는 여성들의 교직 진출을 제한하는 역효과만 낳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