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더 크고 강력하게 타올라야 한다
〈노동자 연대〉 구독
이 기사를 읽기 전에 “미친 소 수입, 입시지옥화와 의료 민영화 추진: 이명박은 탄핵돼야 마땅하다”를 읽으시오.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학교 자율화’, 의료민영화 등을 막고 고장난 이명박 불도저의 시동을 꺼 버리려면 촛불의 바다가 더 크고 강력하게 성장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이명박과 조중동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정부와 경찰은 ‘불법’과 ‘사법 처리’를 들먹이며 공격하고 있다. 지금 정보과 형사와 국가정보원 직원 들이 ‘쥐새끼’처럼 곳곳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캐고 다닌다고 한다.
5월 3일 국가정보원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명박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야 한다”며 국가정보원장 김성호(삼성 떡값검찰 출신)를 닦달했다. 독재정부 때 반정부 인사들을 미행·감시하고 잡아 가두던 짓을 빨리 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집회·시위의 자유마저 부정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막강하자, 정부는 물러서는 척하며 “촛불문화제 개최는 허용하되, 정치적 구호나 플래카드, 피켓 등은 사법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명박을 비판·조롱·폭로하지 말고, 모여서 노래만 부르라는 것이다.
그러나 플래카드, 팻말, 구호 등은 운동의 요구를 표현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며 운동을 성장·발전시키는 데 효과적인 무기들이다. 이명박 정부는 우리에게 이런 무기들을 빼앗고 우리 입에 재갈을 물려서 이 운동이 더 크게 성장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
그 점에서 이 운동의 출발에 큰 기여를 한 ‘2MB 탄핵 투쟁 연대’ 운영진이 5월 6일 저녁에 청계광장의 촛불집회와 별도로 여의도에서 “구호 주창 금지, 깃발 금지, 피켓 금지”를 내세우고 침묵시위만 한 것은 다소 아쉬운 일이었다.
촛불의 바다는 더 거대해져야 하고, 청와대 근처·수도 한복판이라는 정치적 상징성과 많은 인파로 시위 효과가 큰 광화문 쪽을 지켜야 한다. 따라서 ‘2MB 탄핵 투쟁 연대’ 운영진이 5월 7일부터 다시 청계광장에서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은 정말 잘한 결정이다.
이명박 정부는 촛불의 바다를 사그라들게 하려고 야비한 이간질도 시도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장 한진희는 “순수하게 국민 건강을 우려하는 문화 행사를 하는 [사람들]”은 괜찮지만 “이를 이용해 다른 목적을 달성하려는 사람들”은 처벌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다. ‘괴담과 괴문자’ 유포자를 찾아내 처벌하겠다는 말도 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이주노동조합 지도부와 대표적인 비정규직인 이랜드 노조 지도자를 긴급 체포 구속한 것도 여러 운동이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과 만나고 확대될 것을 막기 위한 반격의 일부이다. 따라서 어떤 이간질과 탄압, 각개격파 공격에도 함께 맞서며 탄압받는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
쥐새끼
5월 6일 1천5백여 시민·사회단체가 결집해 출범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는 이런 공격에 맞서며 촛불의 바다를 더욱 거대하게 타오르도록 하는 구실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 반대하는 다양한 쟁점과 운동들 — ‘학교 자율화’,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 의료 시장화, 파병 정책 등 — 을 연결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국회 안에서 유일하게 이 운동의 목소리를 대변할 자격이 있는 민주노동당도 더 분명하게 그런 구실을 해야 한다. 이명박 탄핵 서명이 1백만 명을 훌쩍 넘은 지금, 민주노동당이 이런 목소리를 흠뻑 받아 안아 이명박 탄핵을 요구하지 않는 것은 다소 아쉽다.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에 맞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이 운동에 결합해야 한다. 비정규직 확대·공공부문 민영화·정리해고 등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투쟁은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한 것이며, 파업 등을 통해 주요 대기업과 기간산업을 뒤흔들 수 있는 노동자들의 힘이야말로 정부를 물러서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5월 3일 여의도에서는 공무원 노동자 2만 5천 명이 연금 개악과 공무원 퇴출 항의 집회를 했는데, 만약 이 대열이 그날 저녁 청계광장으로 이동해 촛불집회에 결합했다면 이명박은 그야말로 등골이 오싹했을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전 조합원에게 촛불문화제 참가를 호소하고 있다. 민주노총 운수산업노조는 “우리 손으로 미친 소를 운반하지 않겠다”며 운송 거부를 선언했다.
이런 움직임이 더 커져야 하고 6월 말~7월 초로 잡혀있는 민주노총 총력 투쟁 일정을 더 앞당길 필요도 있다. 가장 유리한 상황이 눈앞에 있는데 노동자와 이명박의 한판 대결을 두 달 뒤로 미룰 이유는 하나도 없다. 지금이야말로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노동자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미친 소 하역과 운송 거부를 선언한 운수산업노조 웹사이트는 지금 폭주하는 지지 글로 다운돼 버렸다.
지금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5월 17일에 동맹 휴교를 하고 거리로 나서자는 핸드폰 문자와 싸이 쪽지가 번져가고 있다고 한다. 대학 총학생회도 동맹 휴업을 추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전교조 교사들이 연가 파업을 하고 제자들과 함께 거리로 나선다면 멋진 일이 될 것이다.
〈조선일보〉는 “무슨 암초에 부딪혀 이 정부 국정운영에 구멍이 뚫리고 가라앉게 될지 아슬아슬하기만 하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이 두려움을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