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지옥과 사교육 천국을 위한 2MB 교육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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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과 3일 촛불집회에서 두드러졌던 것은 전체 참가자의 절반에 가까운 청소년들이었다. 청소년들의 움직임에 놀란 정부는 청소년들을 ‘선동’하는 정치조직이 있을 것이라며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청소년들 참가 ‘배후’는 다름 아닌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분노다. 청소년들의 자유발언에는 광우병뿐 아니라, 특히 교육 문제에 대한 성토가 많았다.
이명박 정부의 불도저식 교육 정책은 극심한 경쟁 강화와 양극화를 불러올 것이다. 당장 교육 정책이 발표되는 족족 급등하는 것은 사교육 관련 기업 주가다.
이명박의 ‘반값 사교육비’ 약속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영어몰입교육은 학생들에겐 학습 부담을, 학부모에겐 사교육비 부담을 증폭시킬 것이다.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고교서열화 정책이다. 자립형사립고 1백 개와 특성화고 50개를 증설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특목고 사이의 서열을 더욱 체계화하고 그 문으로 진입하기 위한 경쟁을 강화하게 될 것이다. 이미 학원가에서는 특목고 대비 학원이 뜨겁게 주목받고 있다.
일제고사, ‘학교자율화’는 청소년들의 살갗에 직접적으로 와 닿기 때문에 더욱 분노가 뜨겁다. 성적을 공개하고 우열반을 만드는 등의 경쟁 강화와 0교시, 야자 같은 학습 부담 가중이 지금도 충분히 괴로운 청소년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최근 ‘학교자율화’ 방침 발표 이후 성적 공개 등의 스트레스 때문에 한 학생이 자살을 하기도 했다. 서울지역 학생들 80퍼센트가 ‘학교자율화’에 반대하고 청소년들 70퍼센트가 영어몰입교육에 반대한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이런 경쟁 틈바구니에서 ‘개천의 용’이 되길 기대하기가 요원한 세대다. 이미 초등학생 10명 중 9명이 사교육을 받고 있고 중고등학생 70퍼센트가 사교육 행렬에 함께 하고 있다. 고등학생은 평균 월 40만 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한다. 물론 사교육비에도 엄청난 양극화가 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가정의 학생들은 이런 사교육비 경쟁에서 도저히 살아남기 어렵다.
한편 대학 등록금도 1천만 원을 넘어서며 고공행진중이다. 청소년들은 교육의 시장화와 전 사회적인 양극화가 가져오는 사회적 불안감 속에 불투명한 미래를 안고 살아야 한다. 지난 촛불시위는 이러한 ‘예비 88만 원 세대’의 분노의 폭발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에 맞서 교육 공공성과 청소년들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서 더욱 커다란 저항이 필요하다.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부유세를 걷어 질 좋은 무상교육을 실현하고, 청소년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대학서열화를 없애기 위해 모든 대학을 평준화해야 한다. 경쟁과 적자생존의 교육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이런 대안은 머나먼 꿈 같지만 실제 프랑스에서는 학생들이 앞장서고 노동자가 함께한 1968년 반란을 통해 무상교육이 확대됐고 대학평준화가 이뤄졌다.
일관된 이명박 정부의 시장화, 경쟁 강화 정책에 맞서 우리도 일관되게 교육 공공성과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맞불을 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