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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가 필요로 하는 것은 침략이 아닌 지원이다

버마 남부를 강타한 사이클론으로 엄청나게 많은 버마 인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집과 마을이 파괴당한 버마인들이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바라는 모습을 보면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구호금 모금에 발벗고 나섰다.

그 사람들은 버마 군부가 구호 시도를 방해하는 것을 보면서 분노했을 것이다.

버마 군부는 재난에 대처하기 위해 군대 동원하는 데도 무능했다. 이것은 작년 민주화 시위를 탄압하기 위해 신속하게 군대를 동원했던 것과 대조됐다.

그러나 프랑스 외교장관 베르나르 쿠쉬네를 포함해 일부 서방 정치인과 언론인 들은 버마 군부가 구호를 받아들이도록 유엔이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우려스런 발언이다.

그들은 만약 국가가 자기 시민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국제사회가 대신 그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1992년 미국의 소말리아 침략을 포함해 많은 ‘인도주의적 개입’을 정당화했던 위험한 사고다.

소말리아 침략은 구호 물자를 전달하기 위한 자비로운 군사 작전으로 시작됐지만 결국 미국 정부가 내전에서 한쪽 편을 들면서 수천 명의 소말리아인들이 죽는 재앙으로 끝났다.

‘강제 구호’의 경우, 구호 인력과 물자 들을 보호하기 위한 많은 외국 군대가 필요하다.

구호 인력과 외국군은 지역 주민이나 정부의 표적이 될 수 있고, 충돌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생명을 구하기는커녕 더 많은 생명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버마 정부는 서방의 구호를 의심의 눈길로 쳐다볼 것이다. 실제로 구호 노력은 정부들-민주적으로 선출된 경우를 포함해 - 을 무력화하는 정치적 무기로 사용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자선 단체나 NGO 회원들이 식품, 약품 등 구호 물자를 나눠주면 버마 정부의 무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반정부 정치 세력이나 민주화 활동가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버마 정부는 강제 구호가 중국의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미국의 지정학적 책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미국은 이미 타이에 상당한 군대를 주둔하고 있고, 항공모함 키티 호크와 님츠도 근처 해역에 있다.

버마인들이 즉각 식량, 깨끗한 식수, 피난처를 필요로 하는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구호 노력은 장기적으로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즉, 단순히 구호에 의존하게 된다면 지금 같은 상황을 낳은 구조적 문제는 해결되기는커녕 더 심각해 질수도 있다.

예컨대 대형 구호 단체들은 종종 긴급한 구호 물자 제공과 함께 관개, 도로 건설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을 벌이곤 한다.

이들은 종종 지역 주민과 환경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해당 정부들이 대형 NGO에 큰 빚을 질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대형 사업들은 보통 세계은행 같이 신자유주의 개발 모델의 채택과 국내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기구들을 통해 자금이 제공된다. 이 기구들은 자금을 제공한 대가로 복지 지출 삭감 등을 요구한다.

사회주의자들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생명을 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버마 정부가 숙련된 의료 인력의 입국을 가로 막고 구호 물자 제공을 거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서방 정부와 기업 들 자신이 이 지역에서 또 다른 인도주의적 재앙을 초래한 점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들은 특허법을 사용해 값싼 HIV/AIDS 치료제 생산을 가로막아 왔다.

남반구에서 자연재해의 피해가 엄청 큰 것에는 기후변화와 사회적 불평등을 더 심각하게 만드는 정책을 편 서방 정치인들의 책임이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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