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이주노조와 이주노동자들을 지켜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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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5일 이주노조의 새 지도부 토르나 위원장과 소부르 부위원장이 강제 추방됐다.
한국 정부는 4개월 전에는 외국인‘보호소’ 뒤 철망벽을 뚫고 이주노조 지도자 3인을 빼돌려 추방하더니 이번에는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외부 진료를 요구하며 단식중이던 사람들을 쫓아냈다. 국가인권위는 진정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강제 퇴거 집행을 유예하라는 긴급 구제 결정을 내렸지만 법무부는 이에 아랑곳 않고 강제 퇴거를 집행했다.
국제엠네스티도 추방 집행을 중단하라는 긴급 서신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런 요구도 모두 묵살했다.
이주노조를 용납할 수 없다는 이명박의 악랄한 의지가 법무부의 단호한 실천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동안 이주노조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조직을 정부의 탄압으로부터 지키려고 사력을 다 해 왔다. 자신들의 목소리와 요구를 내세울 조직만은 있어야 한다는, 그야말로 절박한 심정이었다. 그런데 이제 자신들이 뽑은 지도부를 잇달아 3번이나 빼앗긴 이주노조 조합원들의 심정은 참담함과 분노로 복잡하다.
이명박 정부의 탄압은 이주노동자들 모두를 향하고 있다. 이주노조 지도부 표적 단속으로 시작된 전국적인 단속은 거의 살인적이다. 경찰뿐 아니라 심지어 국정원까지 단속에 동원하고 있다. 심지어 2003년 수십 명의 이주노동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검거할당제’를 부활시켜 지역별로 단속 목표치를 정해 ‘인간 사냥’을 하고 있다.
단속이 워낙 심하다 보니 붙잡힌 사람들 중에는 버마 민주화 활동가, 티벳 독립 활동가들도 있다. 이들 중에는 명백히 난민인 이주노동자들도 있어 본국 송환시 정부의 박해 위협에 놓인 사람들도 있다.
노무현 정권 하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처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저항을 다 해 왔다. 한국 운동 진영도 이 운동에 함께 했고 운동은 더디지만 성장해 왔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그렇게 힘겹게 쌓아 온 이 운동을 뿌리째 뽑아내려 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 자신의 투지와 저항만으로 이 탄압을 저지하기엔 역부족이다.
강력한 대중적 저항에 부딪힌 이명박 정권은 지금 분풀이 하듯 이 사회에서 가장 약하고 고통받는 집단인 이주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 이제는 한국 운동 진영이 앞장서 이주노동자들이 방어받을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그리고 이주노동자들과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억압이 가중될수록 이들은 온갖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돼 공격받을 것이다. 범죄, 질병, 실업의 주범이자 한국인이 누려야 할 복지 혜택과 부를 빼앗아 가는 도둑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것은 전체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의식을 마비시키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한국 운동 진영은 최근 이명박을 저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해 가고 있다. 이 자신감은 이주노동자 연대 활동으로도 이어져야 한다. 5월 25일 광화문에서 열리는 집회는 그 소중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국적과 피부색은 달라도 “우리 같은 사람, 같은 권리, 같은 노동자”
─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 단속 중단,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
일시 : 5월 25일(일) 오후 2시
장소 :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주최 : 이주공동행동, 이주탄압분쇄비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