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후’설에 제대로 맞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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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퍼뜨리는 배후설은 잘 조직되고 투쟁 경험 있는 단체의 참가를 배타시하는 분위기를 조장하거나 그들 스스로 위축되게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운동 단체가 참가하면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로 움츠러들기도 한다.
그러나 배후설에 맞서야지 그 논리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것은 저들의 의도대로 운동을 약화시키는 길이다.
거리 시위가 시작될 때부터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행진을 제대로 이끌어 주기를 바라는 의견이 많았다. 아쉽게도 국민대책회의는 아직 이 구실을 자임하지 않고 있다. 권위있는 광우병대책회의가 거리 시위를 책임지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시위대 속에서 주동성을 발휘하려는 단체나 개인들이 경찰 첩자로 몰리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운동의 결속력이 훼손되고 있다. 그럼에도 투쟁 경험이 있는 단체와 활동가들은 거리 시위에 적극 동참해 행진을 효과적으로 이끌도록 애써야 한다.
우왕좌왕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시위를 해야 경찰 공격으로부터 시위대를 보호하고 거리의 시민들에게 시위대의 주장을 적극 알릴 수 있다. 거리 시위대는 민주적 토론을 통해 행동을 결정하고 단결해 행동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경찰의 온갖 공작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
배후설을 반박하기 위해 거리 시위가 자생적으로 시작됐다는 진실을 말하는 것은 옳지만 자생성을 찬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안토니오 그람시는 자생적 투쟁에도 초보적인 지도가 있기 마련이라고 했다. 투쟁이 크고 작은 기로에 놓일 때 서너 갈래로 분산되지 않고 하나로 뭉쳐 더 큰 위력을 발휘하려면 지도의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서로의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