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게도 저는 [촛불집회에] 주말만 시간을 내서 가고 있기 때문에 지난 25일(일)이 두 번째 참석이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생생한 민심을 느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요즘 촛불집회, 거리 시위는 매번 감동입니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국가에 할 말이 있어 거리로 나선 것은 불법이 아닙니다.
학교 급식을 반강제로 먹을 수밖에 없는 학생들, 자식들 건강이 염려되는 엄마들이 자발적으로 달려와 정부를 성토하는데도 이명박 정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이번 주에 장관 고시를 한다지 않습니까?
아무리 목이 터져라 외쳐도 쇠고기 수입을 막을 수 없다면, 이제 거리로 나서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 모인 사람들의 자연스런 의견이었습니다.
거리로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 ‘탄핵’을 외치며 가두시위를 이끌었지만 다른 사람들도 이미 ‘귀 막힌 정부 앞에 촛불시위만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답답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따라 나선 것은 자연스러웠습니다.
모인 사람 대부분은 소위 ‘운동권’이 아닙니다. 그야말로 가정에서 귀하게 자란 평범한 딸, 아들입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놀라워 하고 대견스러워 합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말로 헌법 조항을 서로 확인하며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25일 밤, 제가 거리에서 제 눈으로 본 것이 바로 민주주의였습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시청 앞, 명동, 을지로, 서대문, 신촌 거리를 행진하며 고시 철회, 협상 무효, 이명박 탄핵을 외쳤고, 길 가던 다수의 시민들이 박수를 치며 연호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자비를 털어서 산 김밥과 음료수가 돌려졌습니다.
사람들이 지칠 만하면 누군가 외치기 시작합니다. “힘내자, 힘내자!” 그럼 수천 명의 사람들이 다 함께 “힘내자”를 외치며 다시 힘을 얻어 행진을 시작합니다. 시민들이 많이 모인 도심에서는 거리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을 보고 다 함께 또 소리칩니다. “함께 해, 함께 해!”
택시를 타고 가던 한 시민이 즉석에서 택시에서 내려 시위대에 합류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큰 힘을 얻은 시위대는 수천 명이 박수와 환호로 그를 맞았지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외치는데도 정부는 아직 꿈쩍하지 않습니다. 더 많은 참가가 필요합니다.
한 사람의 촛불이라도 절실합니다. 서울·수도권 거주하시는 분들은 청계광장으로 나와주세요. 지방에 계신 분들은 각 지역 촛불집회에 참석해 주세요. 인터넷에 여론을 널리 퍼뜨려 주세요. 모이면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