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폭등을 부채질하는 이명박에 맞서 투쟁을 확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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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값 폭등과 곡물 가격 인상 속에 생활 물가가 치솟고 있다.
돼지고기, 쌀, 상추 등 식료품 가격은 물론이고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석유 제품과 학원비, 치과진료비, 의류, 월세, 전세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물가가 폭등하고 있다. 자그마한 적금 통장마저 깨도록 만든 물가 폭등은 서민 생활 전체를 팍팍하게 조여 오고 있다.
국제 석유·곡물 가격 인상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성장 정책도 물가 폭등의 주범이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1백 일 동안 고환율 정책을 유지했는데 이는 경제 성장을 위해 서민 경제를 희생시키는 잔인한 정책이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출 기업들의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가뜩이나 크게 오른 국제 원자재·식품 가격이 국내로 들어올 때 더욱 올랐다.
“수출이 늘어도 적자”라지만 SK에너지, S오일 등 거대 정유사들을 비롯한 에너지 기업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사분기까지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CJ제일제당이 당기 순이익 5백2억 원을 기록하는 등 식품 기업들의 이익도 늘어났다.
나머지 대부분의 기업들도 곧바로 상품 가격을 인상해 이윤이 줄어드는 것을 막았지만 평범한 노동자·서민에게는 가격을 통제할 권리도, 임금을 맘대로 올릴 권리도 없다.
이처럼 뻔한 결과를 눈앞에 두고도 기획재정부 장관 강만수는 “[어차피] 물가가 하락해도 소비 촉진은 어렵다”며 고환율 정책을 밀어붙였고 물가 폭등 우려에 대해서도 “일자리를 잃는 게 좋으냐, 물가가 조금 오르는 게 좋으냐”며 협박했다. 그러나 물가가 5퍼센트나 오르는 동안 일자리 증가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의 52개 ‘MB품목’이 되려 전체 물가 인상을 “이끌고 있는” 판이다.
미친 물가를 잡기 위한 과제들
이명박 정부는 각종 공공요금 인상으로 노동자·서민의 삶을 공격하려 한다. 당장 올 하반기에 전기·가스·상하수도 요금을 올리겠다며 특히 “가정용 전기료” 등을 올려 기업에 부담이 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말이지 노동자·서민을 마른 수건 쥐어짜듯이 비틀어 대기업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작 서민 경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유류세 인하 조처나 유류 보조금 지급은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정부가 이런 식으로 나서자 버스 회사 사장들도 기세등등해져 버스 요금을 올리지 않으면 당장 버스 운행을 줄이거나 아예 노선을 없애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 상황에서도 공공서비스 민영화에만 골몰하고 기업주·부자를 위해 종부세·법인세를 깎아 주겠다는 이명박 정부에게 서민 살림살이를 지켜주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의 ‘재벌천국 서민지옥’ 정책을 거꾸로 돌려놓을 강력한 투쟁이 필요하다. 이미 화물 노동자들과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유류보조금 삭감, 공공서비스 민영화에 반대해 파업에 나서는 등 투쟁의 첫 발을 내디뎠다.
물가를 안정시키고 필수적인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민영화와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아니라 교통, 전기, 상하수도 등 공공서비스를 정부가 강력하게 통제하며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해야 한다.
종부세·법인세를 깎을 게 아니라 오히려 기업주·부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거둬서 이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또 물가 폭등에 걸맞게 전체 노동자의 임금이 대폭 인상되고 교육·의료 등 사회복지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투자가 대폭 확대돼야 한다.
지금 이명박 퇴진을 요구하며 서울 도심을 장악한 투쟁에 노동자들의 대규모 파업투쟁이 결합된다면 이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다.
전 세계적 물가 폭등과 투쟁
이명박 정부가 재벌을 위해 서민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면 미국 부시 정부는 다국적 기업을 지원하려고 전 세계인을 고통으로 내몰았다.
부시도 이명박처럼 자국 기업의 수출을 늘리려고 달러 약세 정책을 지속했고 중동에서 전쟁을 벌여 석유 수급 불안을 키웠다. 그 결과 국제 유가가 오르고, 투기 자본이 달러를 팔아 석유와 곡물 등 원자재를 사들이는 등 악순환이 생기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격렬한 저항이 벌어지고 있다. 5월 27일에는 영국의 화물 노동자들이 유가 인하를 요구하며 런던 도심을 점거하는 투쟁을 벌였고 프랑스 화물 노동자들은 파리 인근 고속도로에서 ‘저속 운행 투쟁’을 벌였다. 불가리아에서는 화물, 버스, 택시 노동자들이 수도인 소피아 시의 주요 도로를 봉쇄하는 투쟁을 벌였다.
1998년 유가 인상에 반발해 시작한 시위로 수하르토 독재 정권을 몰아낸 인도네시아 민중은 10년 만에 찾아 온 고유가 폭탄에 맞서 지난달에 자카르타 대통령궁 앞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노동자들은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몇몇 나라 정부들은 이미 노동자들의 투쟁에 놀라 보조금을 늘리고 유류세를 낮추는 등 양보 조처를 취하기도 했다. 한국을 비롯한 나머지 나라 정부도 강력한 투쟁 앞에서 끝까지 버틸 수만은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전복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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