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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자발성주의자’ 비판에 대해

〈맞불〉 90호 ‘현 촛불시위의 잠재력과 과제’에서 최일붕 씨의 ‘자발성주의자들’에 대한 비판의 맥락은 지지하지만 구체적인 상황에서 올바른 비판인지 의문이다. 일부 ‘자발성주의자들’의 태도는 가두행진의 열망이 표현됐던 초반에 나타났던 문제였다.

24일 첫 가두행진이 있었을 때, 공식적인 행사가 끝났음에도 수 백명이 도로를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자유발언을 하려는 낌새만 보여도 야유를 보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비민주적 태도의 발로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말이 아니라 이명박을 끌어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행동을 원했다.

투지

내 옆에 있었던 한 여성은 내가 보기에 기력이 다해 곧 쓰러질 듯한 몸으로 “이명박 탄핵”을 연호했고, 경찰의 계속되는 해산 명령에도 굴하지 않고 싸우겠다는 신념으로 투지를 불태웠다. 나는 이 용감한 여성에게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최일붕 씨가 예로 든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방송차의 마이크를 뺏는 따위의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뒤로 돌아서 다시 행진을 하자’고 한 주장은 단순히 일부 시위자들의 감정을 표현한 것이 아니었다.

마이크를 뺏는 행위는 사회단체의 개입이 시민의 자발성을 훼손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라 국민대책회의가 행진을 못하도록 막는 것처럼 오해했기 때문이었다.

시위자들의 일부가 ‘단체’에 대해 반감을 보일지라도 이를 ‘자발성주의’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과한 듯 보인다. 최일붕 씨가 비난한 사람들 중에 일부 시위자들은 모순되게도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광우병소 수입 저지 시위는 옹호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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