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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B로부터 KBS를 방어하라

7퍼센트 지지율로 궁지에 몰린 이명박 정부는 언론 통제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

이명박은 “거짓과 부정확한 정보의 확산이 합리적인 이성과 신뢰를 위협”한다며 촛불집회 생방송으로 유명한 인터넷 방송국 ‘아프리카’ 대표를 저작권 위반이라는 핑계로 구속했다.

또, KBS 통제를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KBS는 ‘전쟁터’가 됐다. 감사원의 표적 감사가 시작됐고, 검찰은 정연주 KBS 사장에게 출석 통보를 했다.

MB맨들이 장악한 KBS 이사회는 ‘KBS 뉴스9’의 이사회 보도 내용을 문제 삼아 보도본부장 해임안을 올렸다.

6월 11일부터 여의도 KBS 방송국 앞에서 “언론장악 저지,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며 촛불 시위가 전개되자 6월 13일에는 우익인 고엽제전우회가 회원들을 시켜 가스통을 들고 KBS로 쳐들어가 폭력 난동을 부리게 했다. 이 소식을 듣고 시청에 있던 촛불시위대 2만 명이 즉각 여의도까지 행진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KBS 본사 앞은 2만여 명이 모여 정권 퇴진과 방송 통제 반대를 외치는 축제의 장이 됐다.

‘방송통제위원장’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6월 16일에 ‘조중동 심판, 공영방송 지키기’를 주제로 촛불집회를 열었다. 6월 16일에는 3백여 명이 ‘방송통제위원장’ 최시중 사퇴를 요구하며 최시중이 OECD 장관회의 개회사를 하기로 돼 있는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시위를 하고 테헤란로를 거쳐 강남역까지 행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의 호응에 부응해 적극적으로 싸워야 할 KBS본부 노조가 정연주 퇴진을 내걸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KBS스페셜’의 이강택 PD는 “구한말 일본이 조선반도를 삼키려 할 때 고종 퇴위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같다”며 KBS 노조를 비판했다.

KBS PD협회와 기자협회도 KBS 노조의 정연주 퇴진 입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고, KBS노조 부산시지부, 경남도지부, 충북도지부, 대전·청주·창원시 지부도 KBS본부 노조에 협력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한편, 언론노조는 최근 갈등을 빚던 KBS 노조가 조합비를 납부하기로 하자 징계 계획을 취소하고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방송의 공공성 사수를 위해 언론노조와 KBS 노조의 협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언론노조가 정연주 사장 퇴진에 대해 KBS 노조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한 것은 아쉽다. 언론노조는 민주노조의 일부답게 KBS 노조의 잘못된 입장에 대해서 분명하게 비판해야 한다.

민주노총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언론노조에서 찬성율이 78.6퍼센트나 나왔다. 평범한 KBS 종사자들은 2MB의 공영방송 장악 저지를 위해, 촛불 운동의 쇠퇴 따위를 운운하는 9시 뉴스 보도와 달리 아래로부터의 운동을 옹호하고 더한층 동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