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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TV 프로그램:
<커밍아웃>을 보고

성소수자가 친구나 가족 등 주변 사람들에게 방송을 통해 커밍아웃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커밍아웃〉이 케이블 채널 tvN에서 방영되고 있다.

방송에 출연한 사람들이 자신이 살아 온 과정에 대해 얘기하고 커밍아웃하는 것을 보면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간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솔직하고 싶은 마음, 성정체성을 깨닫고 인정하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길 수밖에 없는 답답함, 커밍아웃에 대한 반응은 성소수자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커밍아웃〉은 성소수자들이 겪는 어려움과 사회적 편견에 대해서도 꽤 진지하게 접근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프로그램에서도 드러나지만 커밍아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커밍아웃을 했다가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가 틀어지거나 끔찍한 경험 ─ 강제로 정신병원에 끌려가거나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거나 심지어는 두들겨 맞거나 하는 ─ 을 하는 일도 흔하다.

당연히 누군가 커밍아웃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그를 지지하고 방어해야 한다.

그러나 억압과 차별을 개인적으로 극복하기 힘든 현실에서 커밍아웃을 단지 개인의 선택 문제로 여겨서는 안 된다. 동성애자 억압은 사회가 조직되는 방식 속에서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동성애자들을 벽장 속에 가두는 체제에 맞서 집단적으로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커밍아웃이 편견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사회에 성소수자의 존재를 알리고 편견에 도전하는 방식이 언제나 개인적 커밍아웃일 필요는 없다. 성정체성을 밝히지 않고도 성소수자의 권리를 지지하거나 요구할 수 있다.

〈커밍아웃〉 같은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것을 보며 어떤 이들은 격세지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이런 변화는 동성애라는 용어조차 낯설던 시절부터 용감하게 편견에 맞서 싸운 동성애자 운동 덕분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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