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하철 안에서 〈조선일보〉를 펼쳐 사설을 읽고 있었다. 그 때 옆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께서 “젊은 양반이 왜 그딴 신문을 봐?” 하고 버럭 역정을 내셨고, 순식간에 승객들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그 싸늘하던 시선이란 참.
내가 할머니에게 “너무 화내지 마세요. 저도 조중동 참 싫어하는 사람인데, 다른 신문 기자라서 조중동 비판하려고 어쩔 수 없이 읽고 있었어요” 하고 말하자, 오해가 풀렸는지 할머니는 아이 같은 미소를 지으며 미안하다고 했고, 우리의 대화를 지켜보던 승객들은 킥킥대며 웃었다.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숨어서 봐야 하는 신문, 이게 요즘 조중동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