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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내가 겪은 경찰의 불법 연행

[이명박이 결국 고시를 강행한] 6월 25일에 경복궁 집회에 좀 늦게 참가했습니다. 초등학생과 국회의원을 연행해 태운 전경버스를 사람들이 막으려 하고 있었지만 곧 버스가 떠났습니다. 그 때 갑자기 뒤에서 “끊어!” 하는 소리와 함께 전경이 달려와 기자와 시민들을 둘러쌌습니다. 기자들이 항의하자 경찰은 길을 내주었지만, 황당하게도 그 길은 전경버스 입구를 향해 있었습니다. 경찰은 사전에 미란다 원칙도 고지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인 묵비권을 행사했습니다. 그러자 양천경찰서 조사관 경장 박성열 씨가 “권리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빈정댔고 옆에 있던 지능1팀장 고석길 씨는 저에게 괜히 시비를 걸고 “이 새끼가 말하는 게 싸가지 없어”라는 욕설도 했습니다.

유치장 화장실은 반(半)개방형이었고 식사는 매우 열악했습니다. “경찰들도 이런 거 먹냐”고 항의하자 자기들도 그렇게 먹는다고 구차하게 변명했습니다. 지인들이 세 번, 네 번씩 면회 온 것조차 알려 주지 않았고 넣어 준 음식도 전해 주지 않았습니다. 또 묵비를 하지 않은 다른 분들은 32시간 만에 보내 줬지만 저는 46시간 동안 남겨 뒀습니다.

그러나 같이 연행됐던 분들은 사기가 전혀 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서로 연락하며 더 적극적으로 집회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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