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부터 ‘쇠고기 국정조사’가 시작됐고,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긴급현안질의가 있었다. 민주당 원내대표 원혜영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은 국회”뿐이라고도 했는데, 한국의 ‘대의민주주의’가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갈 법 하다.
한데 개탄스럽게도 총리 한승수 같은 자가 현 상황의 원인을 “옳지 않은 정보가 급속하게 퍼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것”으로 진단하며 국회를 ‘헛소리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
사실 민주당은 국회를 통해 무엇을 할 능력이 없다. 국정조사는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는데 쇠고기특위 위원 18명 중 9명이 한나라당이다.
더구나 원혜영은 연설에서 ‘재협상’이라는 단어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을 향한 정치 공세를 위해 ‘졸속 협상’과 ‘과잉 진압’을 언급하기는 하지만, ‘국익’을 건드릴 생각은 없는 것이다.
비록 가증스런 책임론이지만, 한나라당 의원 김기현이 그 이유를 잘 폭로했다. 이미 지난해 4월 2일 한미FTA 특별담화문에서 노무현이 “국제수역사무국의 권고를 존중해서 합리적인 수준으로 개방하겠다”고 미국과 약속한 바 있고, 지난해 7월 19일 농림부 전문가 회의는 “미국 내에 광우병 추가 발생이 있다 하더라도 … 인체 감염 가능성은 극히 희박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민주당도 대선 직전까지 한미FTA와 미국 축산업자들을 위해 국민들의 생명을 팔아넘기려 했던 것이다.
꾀죄죄한 민주당 덕에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국정조사가 우리에게 유익할 것이 하나 있다면, 국회에 뭔가 기대를 거는 것이 대단한 시간낭비임을 다시금 확인하는 정도일 것이다.
다만 재협상 관철을 위해 17대 1로 싸우게 될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의 촛불로 더 많은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 ‘거리의 정치’를 더 크고 강하게 만들려는 진지한 노력이 결합된다면 강기갑 의원의 분투가 비로소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