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촛불집회에서 다함께는 "이명박 OUT"이라는 피켓을 들었다.
촛불집회의 괄목할 만한 양상에 놀란 학자들은 운동권이 촛불에게 배워야 한다는 기이한 망상을 차례로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것은 학자들 자신이 촛불집회를 소화내지 못하고 토사물을 쏟아낼 수 밖에 없었다는 증거다.
그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촛불의 형태에 따라가기 급급했을 뿐 아니라 이런 무능력에 찬란한 이론의 옷을 입혔다.
그들은 촛불의 자발성과 자율성을 높이 사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실은 은밀하게 촛불을 자신의 모습대로 재창조하려는 한에서 그랬다.
그들은 촛불을 지도해서도 대표해서는 더욱이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촛불에게 무지도성을 지도하고, 촛불의 무대표성을 대표한다.
촛불에 새로운 것이 있는가? 촛불 그 자체는 그냥 대중운동일 뿐이며 역사를 돌아볼 때 이런 류의 운동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촛불은 새롭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을 전전긍긍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이명박이 자신의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것조차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었다.
촛불은 모든 것을 정치로 만들었다. 이명박이 머리 굴려 내놓는 것 모두 정치적으로 반대했고, 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했다. 이것이 촛불이다.
그렇다면 촛불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가? 이명박이 하는 모든 것을 반대함으로써. 심지어 이명박 정부의 형식적인 합법성까지도 반대함으로써.
이것이 '이명박 OUT'이다. '이명박 OUT'을 좌파는 명시적으로 내걸어야 한다. 가장 일상적인 것을 가장 정치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