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파업중 ─ 우리도 유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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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역의 노동자·서민들이 자신에게 경제 위기의 대가를 떠넘기려는 정부와 부자들에 맞서 싸우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지난 12월 경찰 폭력으로 16세 소년이 살해당한 뒤 노동자들이 대거 참가한 대중 항쟁이 시작됐고, 이것이 그리스 우익 정부의 공공서비스·연금 민영화에 반대하는 노동자 투쟁으로 연결되면서 정부의 정책이 벽에 부딪쳤다. 공항 민영화에 입찰한 일부 기업들이 슬그머니 발을 빼는 등 성과를 얻고 있다.
아이슬란드 대중은 은행들의 무분별한 투기 행위를 고무해 경제 위기를 심화시키고 그 책임을 자신들에게 전가한 우익 정부를 날려 버렸다. 사람들이 국회의사당을 24시간 포위하고 심지어 총리의 자동차에 계란을 투척하는 등 강력한 투쟁을 벌이자 우익 총리와 내각은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프랑스에서는 1월 29일 2백50만 명의 노동자·학생·서민 들이 사르코지 우익 정부의 개악 정책에 반대하며 파업과 가두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정부의 교사 대량 해고·연금 개악·공공서비스 민영화 기도에 반대하고 불평등 개선과 정리 해고 중단, 최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행진했다.
이날 시위는 지난해 9월 월가 금융기관 붕괴로 세계 경제 위기가 시작된 이래 경제 위기에 맞서 벌어진 시위들 중 가장 큰 규모였고, 새로운 반자본주의정당(NPA)같은 급진 정당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는 등 경제 위기로 프랑스 사회의 급진화에 가속도가 붙는 상황에서 열렸다.
지난 12월에는 프랑스 학생들이 교육 개악에 반대해 거리로 나서자, 그리스식 대중 항쟁이 발생할 것을 두려워해 개악법 통과를 보류했고, 우체국 민영화도 잠정 중단했다.
2백50만 명의 정부 반대 파업과 시위
사람들은 공공 서비스 유지·확대, 연금과 일자리 보호 등을 요구하는 노동자·서민들에게는 ‘돈이 없다’던 사르코지가 기업과 은행 소유주와 대주주 들을 살리는 데 공적 자금을 사용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것에 크게 분노했다. 그래서 한 언론 조사를 보면 응답자 중 거의 70퍼센트가 이날 파업을 지지한다고 답했고, 시위 대열에서 가장 큰 호응을 얻을 구호는 “저들의 위기에 우리가 대가를 치를 수 없다”였다.
사르코지와 그 일당들은 1월 29일 파업을 앞두고 ‘시위 조직자들이 폭력을 조장한다’, ‘노동자들이 파업해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하고 까불었다. 그러나 이날 시위의 규모를 본 그들은 ‘노동자들의 고통에 귀 기울이겠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허풍쟁이 사르코지는 ‘개혁을 밀어붙이겠다’ 하고 결의를 다졌지만 프랑스 우익 언론들은 입을 모아 사르코지의 ‘개혁’이 벽에 부닥쳤다고 지적했고, 일부 언론은 사르코지가 개악 정책을 고수하면 아이슬란드같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