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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운동은 전쟁광들을 저지할 수 있다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세계적인 운동이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다. 영국의 반전 운동은 노동당을 분열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묻는 사람들도 있다. “반전 운동이 뭔가를 성취할 수 있을까? 남들이 뭐라든 부시는 어떻게든 전쟁을 벌일 텐데 말이다.”

이런 주장은 여러 가지로 잘못됐다. 첫째, 부시가 아무리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미국 지배 계급의 일부 핵심 세력은 다른 국가들의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전쟁을 감행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바로 이 때문에 부시는 자신의 본심을 억누른 채 콜린 파월이 다른 국가들을 회유하고 협박해 미국을 지지하도록 만드느라 몇 달 동안 수십억 달러를 쓰게 했다.

모든 평론가들은 부시가 토니 블레어의 지지를 얻지 못한 채 독자적으로 전쟁을 감행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3월 10일 유력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썼듯이, “블레어의 측근들이 사태가 악화한다면 앞으로 며칠, 몇 주 사이에 블레어가 총리직에서 쫓겨날 수 있다고 공언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다우닝가[영국 총리와 재무 장관의 관저가 있는 거리. 영국 정부를 뜻함]도 그것을 인정하고 있다.”

블레어가 몰락한다면 부시의 계산도 모두 어긋날 것이다. 폭넓은 국제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하려는 부시의 노력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둘째, 우리가 부시의 대규모 살육전을 막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가 학살을 더 지속하기 힘들게 만들 수는 있다. 지난 20년 동안 미국이 엄청난 화력으로 무장한 채 다른 나라를 침공했다가 겁에 질려 꽁무니를 빼야 했던 경우들이 있었다.

이란에서 미군 헬기들이 추락한 뒤 미국은 군사 공격을 포기해야 했고, 레바논에서는 해병대 막사들이 폭파당하자 철수해야 했으며, 소말리아에서는 격분한 모가디슈 사람들에게 미군 병사들이 살해당했다.

무엇보다도, 베트남 전쟁 당시 그런 일이 벌어졌다. 당시 미국이 최악의 유혈낭자한 전쟁을 포기해야 했던 것은 두 가지 요인 때문이었다. 하나는 베트남 전사들의 영웅적인 투쟁이었고, 다른 하나는 반전 운동의 영향이었다.

이라크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국 군대는 이라크 군대보다 몇 십 배나 강력하다. 이것은 사담 후세인이 어떤 나라에도 위협이 될 수 없는 한 가지 이유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바그다드와 그 밖의 다른 도시들에서 미군이 피튀기는 시가전에 휘말려 꼼짝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지 말란 법도 없다.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미국 정부는 다른 아랍 국가들의 반응을 매우 우려하게 될 것이다.

운동의 국제적 성격

주류 언론 기자들은 아랍 각국에서 비슷한 이야기들을 보도하고 있다. 대중의 지지를 거의 받지 못하는 아랍의 억압적인 정부들은 백악관에 있는 그들의 강력한 친구를 만족시키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들은 너무 노골적으로 그렇게 하다가는 아래로부터 불만이 폭발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그들은 24년 전에 비슷한 불만이 이란의 국왕을 몰아낸 것과 똑같은 일이 자기들에게 닥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반전 운동의 세계적인 성격은 어느 한 나라의 투쟁이 다른 나라의 투쟁을 고무한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영국·스페인·미국의 반전 운동은 서로 다른 나라의 운동을 강화시켜 주고 있다. 이들 나라의 반전 운동은 아랍 세계에서 친미 정권들에 맞서 싸우는 투사들에게 엄청난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우리가 여기서 하는 일은 중동 각국의 반정부 운동을 촉발하는 것을 도와 주고 있다. 미국이 바로 그런 나라의 기지를 이용해 자국 군대를 파병하고 끔찍한 무기들을 운송하려 하는 찰나에 말이다.

미국 지배 계급의 상당 부분은 이라크 전쟁이 중동 전역에서 초래할 장기적인 결과를 우려하고 있다. 그들이 비록 미국 자본주의의 세계 지배라는 목표를 부시와 공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부시의 방법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라크 전쟁이 중동 상황을 개선시키기는커녕 악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군이 몇 주 만에 바그다드를 점령한다 한들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하느냐고 그들은 묻는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는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다. 사담 후세인을 지지하는 집단들의 무장 저항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쿠르드족이 독립 국가 건설을 시도함으로써 터키를 궁지에 빠뜨리는 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모술 시의 시민 다수가 터키어 사용자라는 사실을 구실로 터키가 석유 도시 모술을 점령하면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대항하는 쿠르드족의 반란이 일어날 텐데 이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부시가 “악의 축”으로 지목한 다른 국가, 즉 이란이 이라크 남부의 시아파 속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무엇보다도, 이라크인 대다수가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새로운 식민지 지배라고 여기고 이에 맞서 싸운다면 이를 어떻게 저지할 것인가? 그리고 미국이 결코 이길 수 없는 이런 세력들을 분쇄하기 위한 전쟁에서 수렁에 빠져 꼼짝 못하게 되면 어찌할 것인가?

지금의 국제적인 운동이 더 커지면 커질수록, 부시는 이 모든 문제들에 대처하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때문에 부시는 스스로 천명한 목표, 즉 그가 “악의 축” 명단에 올린 나라 모두의 국민을 상대로 한 훨씬 더 끔찍한 전쟁을 벌이기가 힘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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