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식이 있은 바로 그 날, 부당징계에 맞서 농성중인 공무원 노동자 네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 날 새벽, 경찰은 광주 북구청 광장에 설치된 농성장에 들이닥쳐 노동자 두 명을 강제 연행했다. 이어 다른 노동자 두 명을 자택에서 연행해 갔다.
연행된 공무원 노동자들은 지난 해 11월 노동조합의 권리를 요구하며 연가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해임됐다. 노동자들은 부당한 징계에 맞서 구청장에게 거세게 항의하며 2월 10일 북구청 광장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했다.
검찰은 구청장의 출근을 저지했다는 이유로 노동자 여덟 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북구청의 한 노동조합 간부는 “출근 저지 투쟁 때 구청장에게 계란을 던진 것이 구속 사유라니 말이 안 된다. 그것은 핑계일 뿐이다. 이것은 노조 탄압이다.” 하고 울분을 터뜨렸다.
2월 18일 공무원노조는 김재균 북구청장의 사과를 받아냈다. 합의 끝에 구청장은 수사를 종결해 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그런데도 경찰과 검찰은 대통령 취임식 날 농성장을 침탈하고 노동자들을 연행·구속했다.
노무현은 공무원노동조합을 올 7월에 합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취임하자마자 공무원 노동자들과 가족들에게 뼈아픈 눈물을 쏟게 했다.
연행된 노동자들 가운데 두 명은 구속돼 교도소로 이감됐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지만 노동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현실은 변하지 않고 있다. 공무원 노동자들은 노동조합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노무현 정부와 한판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월 2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의원대회는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총력투쟁을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