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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00인 토론이 남긴 아쉬움

지난 3월 16일(일요일) 밤 KBS 2TV의 “100인 토론”의 최종 결과는 다행히도 파병 찬성 대 반대가 48:52로 나왔다. 토론 시작 전에 파병 찬성이 우세했던 것이 토론 후 반전된 것이다. 우리쪽 패널들과 발언자들이 설득력 있게 주장한 결과였다.

우익을 대변한 패널들(이장춘 전 대사와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은 부시 전쟁의 명분이 너무도 거짓돼 보였던지 ‘실리’와 ‘현실’을 강조했다.

하지만 부시의 도박이 자아내고 있는 효과가 국제 지배계급들을 분열시키고 열강 간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현실’에 비춰 볼 때 부시 전쟁 참여가 남한 지배계급 일반에도 ‘실리’가 될지는 미지수다. 자칫하다가는 강대국간 파워 게임의 호구나 봉이 될 수도 있다.

유감스런 점은 프로그램 담당자들이 KBS 노조가 추천한 사람들을 깡그리(무려 20명) 무시해 버렸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마치 파병 찬성과 반대가 서로 엇비슷한 것처럼 비쳐지게 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조선일보〉 2월 16일치가 보도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 정부가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이 26:70이었다.

만일 KBS “100인 토론”의 최종 투표 결과가 여전히 열세로 나왔다면 KBS “100인 토론”은 여론 조작 기능을 수행했을지도 모른다.

진정한 여론은 대중 투쟁이 만든다. 투쟁의 규모가 클수록, 승리하는 투쟁일수록 더 많은 사람들의 의식을 바꾼다.

정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