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유럽ㆍ미국ㆍ한국 국제반전공동행동:
MB의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시도에 반대하는 행동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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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국제반전공동행동 서울 집회에 4백여 명이 참가해 이명박 정부의 파병 정책과 점령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외쳤다. 연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반대했던 43개 단체들이 주축이 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지금은 전쟁과 점령을 중단할 때, 군비가 아니라 복지와 일자리를 늘릴 때”라는 부제를 달고서 미국과 영국에서 공동으로 진행됐다. 4월 4일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창설한지 60년이 되는 날이다.
집회 장소 주변에서 팔레스타인평화연대가 평화 팬던트 만들기 행사를 가졌고, 나눔문화는 평화를 상징하는 종이새 ‘살라’를 나눠줬고, 동성애자인권연대는 '군형법 92조,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 촉구‘ 서명 운동 부스를 차렸다.
그 밖에도 전쟁과 학살을 상징하는 사신(死神) 복장을 한 참가자, “폭력에 죽어간 우리 누나를 돌려주세요”라고 말하는 중동 어린이의 실물크기 사진을 들고 나온 참가자, 국경을 뛰어넘은 연대를 상징하는 이국적 의상을 입고 온 사람도 있었다.
이러한 활력 때문에 평화재향군인회 표명렬 대표는 첫 연설에서 “젊은이들이 반전집회의 주축인 것은 우리 사회의 희망”이라며 치하했고, 종각을 지나던 외국인들까지도 발길을 멈추었다.
또, 이명박 비판으로 유명해진 ‘잡리스(jobless)'와 인권단체활동가가 주축이 된 ‘이름하나못짓고’의 반전평화 공연은 집회를 더욱 활력있게 만들어 주었다.
이날 발언에서는 오바마 정부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경계를 너머’의 반전평화 활동가 수진은 추가 파병으로 아프가니스탄에 6만 명의 미군을 주둔시키려는 오바마가 부시와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의 우석균은 오바마가 G20과 NATO 회담에서 동맹국들에게 아프가니스탄 점령 지원을 요구한 것은, 전쟁을 끝내라는 지지자들의 기대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명박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도 빠지지 않았다. 우석균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사망한 고 윤장호 하사와 샘물교회 교인들과 최근 예멘 테러에서 보듯 그간 파병정책 때문에 평범한 한국인들이 테러의 표적이 되었다면서, 아프가니스탄에 한국군을 재파병하려는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한국진보연대의 정대연 집행위원장은, 북한 인공위성 발사를 둘러싼 일본 미국 남한 정부의 이중잣대를 꼬집으며, 이명박 정부의 PSI 동참 시도는 남북간 물리적 충돌 위험을 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쟁 대신 경제위기로 고통받는 노동자·서민들에게 돈을 써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국학생행진(준)의 활동가는 경(景, 1조의 1만 배) 단위의 돈을 금융권 구제에 퍼붓고 또다시 천문학적인 돈을 군비에 쓸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고 생활임금을 보장하는데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주 무건리 훈련장 확장으로 터전을 빼앗긴 농민들도 훈련장이 아니라 복지와 일자리를 확장해야 한다며 자신들의 투쟁에 연대를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는 진보정당 정치인들도 참가했다. 민주노동당 이수호 최고위원은 평화의 마음을 모아 큰 물줄기를 이루자고 말했으나, 원내 야당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언급은 없어 아쉬웠다. 진보신당 박김영희 부대표는 사람보다 개발 이윤을 중시하는 이명박 정부가 용산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탈하려 든다고 비판했다.
이 날 사회를 맡아 재치있는 말투로 큰 호응을 얻은 다함께의 활동가이자 주최단체 공동연락자 김덕엽은 정리 발언에서 “반전 운동이 반이명박 투쟁의 한 축을 구성해야 하며, 오늘의 행동으로 그 첫걸음을 내딛었다”고 평가했다.
국제적인 공동집회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이날 집회 뒤를 잇는 행진을 불허했다. 이에 집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낭독한 이후, 이명박 정부의 집회 및 표현의 자유 억압을 규탄하며 이명박 정부에 맞선 투쟁을 다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