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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잘못된 10가지 이유

1 지금 미국과 영국 군대는 이라크에서 어린이들을 포함한 민간인들을 살해하고 있다.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다른 나라 사람들을 위협하지 않았다. 그들 중 어느 누구도 후세인 정권의 학정에 대해 책임이 없다.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이라크 군인과 민간인 약 20만 명을 살해했다. 그 중에는 공습 때문에 창궐한 질병이나 영양실조에 시달리다 죽은 사람들도 있다. 이번 전쟁은 훨씬 더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12년 간의 가혹한 경제 제재 때문에 이라크는 훨씬 더 약해졌고 미국의 폭격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2 부시와 블레어의 주장과 달리 이라크는 결코 위협이 되지 못한다. 심지어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조차 그 사실을 인정한다. CIA 국장 조지 테닛은 지난해 상원 의회 정보위원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예측 가능한 미래에 사담 후세인이 선제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은 아주 낮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부시의 안보보좌관 콘돌리자 라이스도 2000년에 이렇게 말했다. “이라크가 대량 살상 무기를 획득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무기들을 사용하려 했다가는 나라 전체가 파멸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의 어떤 국가도 이라크를 위협으로 여기지 않는다. 3월 초에 터키 의회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표결을 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3 이번 전쟁은 석유를 위한 전쟁이다. 석유를 지배하면 다른 나라 경제도 지배할 수 있다. 이번 전쟁의 최대 전리품은 세계 2위의 석유 매장량이다. 거대 석유회사 코노코-필립스의 회장은 올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라크 최고의 석유가 묻혀 있는 곳을 알고 있고 그것을 손에 넣을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웃 나라 사우디 아라비아는 세계 최대의 산유국이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에 반대하는 세력에게 석유 통제권이 넘어가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면 회유와 협박, 필요하다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4 이번 전쟁은 미국의 세계 패권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부시는 전 세계가 미국에 복종하기를 바란다. 그리 되면 다국적 기업들은 전 세계를 마음껏 약탈할 수 있을 것이다. 1998년 〈장기 계획〉이라는 제목의 미국 정부 보고서는 이렇게 주장했다. “부국과 빈국 간의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지역적 불안정이 나타날 것이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패권을 밀어붙일 수 있는 유일한 국가로 남아 있어야 한다.” 그 보고서가 요구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과 투자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분쟁 지역에서 전쟁을 벌일 수 있는 능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미국 지배자들은 감히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세력은 누구든지 응징을 당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 주고 싶어한다.

5 이번 전쟁은 “대량 살상 무기” 제거를 위한 것이 아니다. 미국은 단연 세계 최대의 대량 살상 무기 보유 국가다. 미국은 핵탄두를 1만 6백 기나 갖고 있다. 유엔 안보리의 다른 모든 열강도 핵무기를 엄청나게 많이 갖고 있다. 미국은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한 적이 있는 유일한 국가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을 떨어뜨려 25만 명을 살해했다. 미국은 탄저균 폭탄을 제조·실험했으며, 네바다 주에 생물 무기 제조 공장을 세웠다. 또, 겨자 가스를 포함한 화학 무기 3만 1천 톤 등 1백만 톤 이상의 탄약으로 무장하고 있다.

6 이번 전쟁은 테러를 근절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번 전쟁 때문에 테러 공격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전쟁으로 유혈 사태, 억압, 절망, 빈곤은 더 늘어날 것이고, 이에 좌절하고 절망한 사람들은 테러 공격에 의존할 것이다. 9·11 항공기 납치범들과 이라크의 연관을 입증하는 증거가 발견된 적은 결코 없었다. 부시는 그 연관을 입증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 했지만 죄다 헛수고였다. 알카에다 전문가인 옛 CIA 요원 밥 베어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후세인이 미국에 대항하는 테러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증거를 전혀 찾을 수 없었다.”

7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가져다 줄 수 없다. 미국과 영국이 그들이 침공한 나라 사람들에게 자유를 가져다 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탈레반 정권이 무너졌음에도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삶은 오히려 더 피폐해졌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아프가니스탄에 떨어뜨린 폭탄은 1만 톤이 넘었다. 이 때문에 죽은 사람들은 세계무역센터에서 죽은 사람들보다 더 많았다. 아프가니스탄의 국토 대부분은 여전히 서로 싸우는 군벌들의 수중에 들어 있다. 정부 각료들은 암살당했다. 세계은행은 아프가니스탄 재건에 드는 비용이 1백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프가니스탄이 받은 돈은 7천만 달러뿐이다.

8 이번 전쟁은 독재자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물론, 사담 후세인은 독재자다. 그러나 미국은 전 세계의 독재자들을 후원한다. 미국은 우즈베키스탄에 수백만 달러의 군사 원조를 제공하고 전폭적인 외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우즈베키스탄은 카스피해를 사이에 두고 이라크 건너편에 있는 나라다. 한 유엔 관리는 우즈베키스탄 정권이 “체계적인 고문”을 자행했다고 말했다. 영국 대사도 “야만성은 그 정부의 본성이다” 하고 말했다. 중동에서 미국과 영국이 전통적으로 지원해 온 사우디 아라비아의 독재 정권은 민주주의도 없고 여성의 권리도 부인하며 아직도 형벌의 일종으로 참수형을 고수하는 억압적 정권이다.

9 중동에서 핵무기를 보유한 유일한 강국은 이라크가 아니라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모든 아랍 국가를 향해 그 핵무기들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은 해마다 30억 달러씩 이스라엘에 원조를 제공한다. 1986년 9월 이스라엘 과학자 모르데차이 바누누는 이스라엘이 최대 2백 기의 핵탄두를 몰래 제조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 사실을 공표하기 전에 이스라엘 비밀 경찰한테 납치당했다. 이스라엘 내에서 열린 비공개 재판에서 그는 반역죄와 간첩죄 혐의로 18년 형을 선고받았다. 선고 후 11년 동안 그는 독방에 감금돼 있었다. 그는 아직도 감옥에 있다.

10 서방은 사담 후세인이 자기네에게 유용할 때는 언제나 그를 지원했다. 1980년대에 미국이 탄저균이나 선페스트균 같은 바이러스들을 이라크 군부에 제공해 그 적들에게 사용할 수 있게 한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구실을 한 사람은 바로 지금 미국 국방장관인 도널드 럼즈펠드였다. 올해 초 〈워싱턴 포스트〉는 이렇게 보도했다. “이라크가 날마다 화학 무기들을 사용하고 있을 때 럼즈펠드는 바그다드로 날아갔다.” 이라크는 1988년 할라브자 마을의 쿠르드 족 민간인들에게 독가스를 사용했다. 그러나 그 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사실상 증가했다.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함으로써 미국의 뜻을 거스른 뒤에야 미국은 그에게 등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