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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는 ‘자본의 위기 전가에 맞서 싸우는 공동투쟁본부’

2월 8일 창립한 ‘자본의 위기 전가에 맞서 싸우는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공투본은 용산참사 항의 투쟁에 지속적으로 연대했고, G20 반대 시위에도 참석해 연설했고, 4월 4일 국제반전공동행동도 공동 주최했다. 투쟁을 호소하는 유인물을 수만 장 씩 전국 곳곳의 작업장에 배포하기도 했다.

공투본은 노동전선, 다함께, 사노련, 사노준, 사회진보연대, 전진 등 19개 단체가 소속돼 있다. 정치적 배경이 상이한 급진 좌파들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연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현재 서울, 인천, 충남, 광주, 울산을 비롯해 11 곳에서 지역 공투체를 건설했거나 건설하기 위한 모임을 진행중이다.

공투본은 4월 3∼4일 대표자 회의와 수련회에서 상반기 사업 계획도 확정했다. 수련회에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부장과 조합원들을 포함해 금속노조 활동가들도 함께했다. 공투본은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고된 쌍용차 투쟁을 고리로 잡아 적극 연대하기로 결정했다.

공투본은 토론회 ‘임박한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노동자의 해법은 무엇인가?’도 개최했고, 4월 3일 쌍용차 평택 공장 앞 금속노조 집회에서 투쟁을 호소하는 유인물을 배포했다. 이 유인물에서는 비정규직 9백 명을 해고 위기로 내모는 전환배치에 합의한 금속노조 GM대우차지부 지도부를 강력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4천 명이나 모인 집회에서 쌍용차 국유화를 호소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공투본은 긴 논쟁 끝에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는 요구 사항으로 채택했지만, 파산 위기에 빠진 기업의 국유화 요구는 일부 단체들의 반대로 아직 채택하지 못했다.

공투본 소속 활동가들이 전국의 지역과 작업장에서 쌍용차 투쟁 지원을 위한 모금 등 연대 구축에 나서면서 국유화라는 대안과 이를 위한 강력한 투쟁을 호소한다면 쌍용차 투쟁에 큰 힘이 될 것이다.

급진적 대안

한편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가 이런 투쟁에 더 적극 결합하도록 공투본 차원에서 개입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일부 단체들이 민주노총에 종파적 태도를 취해 이런 개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4월 1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 개입하자는 다함께의 제안도 별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일부 단체는 지도부와 조합원들을 구분하지 않고 민주노총을 혁신 불가능한 대상으로 여기며 개입이 무의미하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많은 단체들은 비관적 정세 인식 때문에 다함께가 제안한 파업 결의 안건에 부정적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막상 4월 1일 대의원대회에서 다함께 제안 안건에 48명이 공동발의 서명해 주었고 상당한 호응이 있었다.

따라서 4월 3일 수련회에서 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말했듯이 “공투본이 민주노총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올해 말에 실시될 민주노총 직선제에 좌파 후보를 출마시켜 강력한 투쟁을 호소하고 급진적 대안을 제시하면서 선거를 선전·선동의 기회로 삼고 투쟁 건설을 위한 기회로 이용할 필요도 있다.

한편, 공투본은 당장 비정규직법 개악을 저지하기 위한 싸움에도 나서기로 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존 비정규 악법으로 해고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정규직법 개악 저지가 중심이 돼야 하느냐, 개악 저지가 기존의 악법을 찬성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등의 제기도 있으나 기존 악법 반대를 분명히 하면서 개악 저지 투쟁을 활발히 벌이면 비정규직 사유제한 등 진보 진영의 대안도 부각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개악 저지 투쟁은 현장에서 비정규직 해고에 반대하는 투쟁과 대립되지 않는다.

앞으로 공투본은 반자본주의 지향을 분명히 하면서도 광범한 운동을 건설하기 위해 민주노동당, 진보연대뿐 아니라 참여연대같은 시민단체들과도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급진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광범한 대중 투쟁을 건설하는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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