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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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바그다드와 그 밖의 다른 이라크 도시들의 민간인 거주 지구로 진격하면서 폭탄을 퍼붓는 바람에 모든 병원은 사상자들로 넘쳐나고 있다. 이런 모습들은 CNN 뉴스 화면에 나오지 않는다. 의기양양하게 진격하는 미군들의 모습만이 화면에 비칠 뿐이다. 그러나 집속탄, 포 사격, 탱크 공격은 이라크인 수천 명을 갈가리 찢어놓았다.
4월 5일 바그다드 킨디 병원의 의사 둘레이미는 미군 폭격 피해자 수백 명이 한꺼번에 들이닥치자 완전히 속수무책이었다. 1991년 걸프전을 겪은 바 있는 그조차도 “내 생애 최악의 날이었다.” 하고 말했다. “전쟁 전에 나는 미국을 적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그렇게 생각한다. 미국은 민간인들을 죽이고 있다.” 국제적십자사의 안토넬라 노타리는 다른 병원들도 미군 공격의 피해자들을 치료하느라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확인해 주었다.
미군 제3보병사단이 바그다드 남서부 지역을 지나간 뒤에 바그다드 남부의 마흐모우디야 병원에도 사상자들이 대거 몰려들기 시작했다. 미군 관계자도 세 시간 공격 동안 최대 3천 명의 이라크인이 살해당했다고 시인했다. 한 미군 대령은 미군이 너무 바빠서 죽은 이라크인의 수를 다 세지 못했다고 말했다.
카르발라 시에 대한 공격 뒤에 미군 정찰 헬기들은 “거리에 이라크인 시체들이 널려 있다”고 보고했다. 4월 6일 사태 뒤에 “깨끗한 전쟁”이라는 미국의 선전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미군은 쿠르드 족 관리들의 호송 행렬도 폭격했다. 그들은 미군 특수부대와 함께 이동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50명 이상이 다치고 18명이 처참하게 찢겨져 죽었다. 파편에 부상을 당하며 용케도 살아남은 한 방송 기자는 당시 상황을 “지옥 같았다”고 묘사했다. 이라크의 수많은 지역에서 그런 장면이 목격됐다.
그리고 지상전을 수행하는 미군들은 이라크 민간인들을 계속해서 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4월 4일 미군 해병대는 검문소에서 이라크 일가족을 거의 다 몰살했다. 열 다섯 살 난 오마르만 살아남았다. 오마르의 아버지, 어머니, 삼촌, 누나 둘, 형 모두 살해당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결코 알 수 없을지 모른다. 심지어 이라크의 사회기반시설 파괴로 말미암아 사람들이 죽기 전에 죽은 삶의 수조차 알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아주 어리거나 나이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죽었는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