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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상은 이제 겨우 시작이다

우리는 야르무크 병원을 찾아갔다. 바그다드 북부 샤아브 지구 폭격 당시 상처를 입은 한 여자가 병실에 누워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나를 쳐다보는 그녀의 눈이 눈물을 가득 머금은 채 끔찍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슬픔이 북받친 그녀는 오열을 했고 이를 보는 우리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다.

폭격으로 세 아들을 잃은 그녀의 끔찍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모두 눈물을 흘렸다. 미사일이 샤아브 지구에 떨어졌을 때 사람들은 생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 곳은 작은 상점들과 시장이 있는 민간인 거주 지구였다. 왜 그런 곳이 폭격을 당했을까?

다른 병실에서도 샤아브 지구 폭격 때 부상당한 노인을 만났는데, 그는 폭격으로 자식 열 명을 모두 잃었다고 말했다. 열두 살쯤 되는 소년 한 명이 침대에 누워 꼼짝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놀란 표정만 짓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도 폭격 때 죽었다.

침대에 누운 또 다른 남자의 얼굴에서는 계속 피가 흘러내렸는데, 그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버스를 타고 시리아에서 돌아오는 길에 바그다드 근처에 왔을 때 그는 미군 비행기의 폭격으로 버스 세 대가 폭발하는 것을 보았다. 그 자리에서 민간인 70명이 죽었다고 한다.

나는 열 살쯤 되는 꼬마 애를 보았는데,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거의 서 있지도 못했다. 그는 배와 가랑이에 상처를 입었다.

병원에서 나온 우리는 약 5백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폭격 현장으로 갔다. 폭격으로 생긴 커다란 구멍 주위에 집이 다섯 채 있었다. 그 집들은 분명히 민간인 거주 지구의 일부였고 도로 끝에는 학교가 있었다. 미사일 폭격 당시 자기 집에 있다가 죽은 사람이 11∼12명이었다.

생존자 한 명은 병원에서 커다란 신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의 다리는 붕대로 동여맨 채 허공에 묶여 있었는데, 붕대 사이로 계속 피가 스며 나오고 있었다. 그는 우리에게 자기 집이 파괴됐으며 가족들은 모두 죽었다고 말했다.

나는 샤아브 지구의 폭격 현장을 보았다. 큰 길 한복판에 깊은 구멍이 나 있었다. 도로 양쪽의 집 담벼락들은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도로 맞은 편에서는 한 여자가 조지 부시에 대해서 아랍어로 뭐라고 소리지르고 있었다. 그녀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해 갑자기 눈물을 터뜨리면서도 여전히 부시를 저주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나를 껴안고 내 어깨에 기대 흐느껴 울었다.

오늘 우리는 이라크 민간인들에게 가해진 고통과 슬픔을 목격했다. 참상은 이제 겨우 시작이다.

바그다드에서 우즈마 바시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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