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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이명박 정부의 탄압은 위기의식의 발로

경제 위기 시기에 자본가들은 노동계급에 강력한 압력을 가할 수밖에 없다. 이명박은 “노동유연성” 강화, 즉 착취 강화가 최대 국정 과제라고 했다. 벌써부터 해고와 임금 삭감(과 동결)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고용과 임금을 둘러싼 노동자들의 투쟁을 부를 수 있다. 가령, 화물·건설·쌍용차 노동자들이 그런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경제 위기 시기에 이런 투쟁들은 가연성이 상당히 크다. 다른 작업장들로 그 투쟁이 확산될 수 있고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물론 이런 발전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노동자 투쟁과 경제 위기가 필연적 의존관계를 맺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투쟁이 확대·발전할 잠재력을 봐야 한다. 이런 시기의 특징은 투쟁의 최초 부활 조짐과 급격한 고양 사이 기간이 평상시와는 달리 급격하게 단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가 5월 16일 노동자대회 직후부터 화물연대를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것도 그래서다. 20일에 정부가 ‘폭력시위 대응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도심 시위의 원칙적 불허를 결정했다. 국가 기구가 거의 총동원되다시피 해 계급 투쟁을 선포한 것이다.

저들이 ‘선전포고’를 한 이상, 우리 운동은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적 탄압에 강력하게 저항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공포심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 ‘저항하거나 파업할 수 없다’는 정서가 생겨날 수 있다. 그리 되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살던 집에서 쫓아내고 마침내 미래를 위협하는 체제의 뒤틀린 우선순위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선전포고’

그러나 경제 위기 때문에 지배자들도 취약하다. 이명박 정부는 수백 조 원을 퍼붓고 있지만, 한국 경제는 블랙 홀처럼 돼 가고 있다.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시중 단기 부동자금이 8백조 원이 넘는다. 이명박 정부의 투자 주문을 자본가들이 간단히 거부하는 것이다.

한나라당 의원 이한구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이 “좌파뿐 아니라 우파로부터도 비판을 받는다”고 했다. 심지어 우파 경제지 〈매일경제〉도 “한국 경제를 밀어줬던 세계화와 친시장주의는 이젠 추억일 뿐이다.”(5월 4일치)를 머리기사를 뽑을 정도다.

경제 위기는 정치 위기도 심화시키고 있다. 한나라당 내 분열의 골이 깊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 심판으로 간주된 4·29 재보선 와중에 박근혜가 파란 색 한나라당 점퍼 대신에 빨간 점퍼를 입고 대구 행사에 참여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한나라당 내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은 회복 불능 상태다. 특히, 재보선 참패 이후 한나라당 내 분열의 골은 더 패였다.

지금 이명박 정부의 탄압 강화가 위기의식의 발로인 까닭이다. 그러므로 정부의 탄압에 맞서 투쟁해야 하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이 이 첨예한 전투 상황에서 느닷없이 일종의 ‘휴전’(“노정 대화 제의”) 선언을 한 것은 우리 편의 전의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무엇보다, 투쟁이 아닌 다른 수단(대화)을 통해 경제 위기에 대응할 수는 없다.

지금은 탄압과 경제 위기의 끔찍한 결과에 맞서 저항을 조직해야 할 때다. 투쟁하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은 경제 위기에 깔려 압사당할 수 있다. 반대로, 우리가 이 탄압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다면 투쟁 의지와 자신감이 증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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