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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재건”은 미국의 식민 통치

부시와 블레어는 이번 전쟁이 이라크 민중을 압제에서 해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이 이라크에 가져다 준 죽음과 파괴는 그런 주장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 보여 준다.

그런데 신노동당의 모 모울럼처럼 한때 이 전쟁에 의문을 제기했던 사람들 중 일부는 이제 이라크 상황이 더 나빠질 것도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 전쟁을 지지한다고 말한다.

이런 주장은 둘 다 잘못된 것이다. 미국의 이라크 전후 계획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전쟁광들은 이라크 “해방”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자기들끼리도 견해가 일치하지 않는다. 미국의 일부 “매파”들은 미국이 이라크를 통치하는 데 더 깊숙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이제 “발을 빼자”고 주장한다. 그리고 “끝없는 전쟁”의 다음 표적을 향해 나아가자고 주장한다. 이렇게 주장하는 작자 중 한 명이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다.

다른 사람들은 중동에 대한 더 광범한 지배 계획의 일환으로 미국이 이라크 통치에 더 깊숙이 개입해야 하며 새로운 이라크 정권을 더 확실하게 미국의 통제 아래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럼스펠드의 부하인 폴 월포위츠가 바로 이런 주장을 펴고 있다. 그는 미국이 이라크국민회의(INC) 의장 아흐메드 찰라비를 주축으로 하는 꼭두각시 정권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분열이 어떻든 간에 부시 일당은 한 가지 중요한 점에서 통일돼 있다. 이라크에서 미국의 이익이 최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월포위츠나 럼스펠드 같은 자들이 연루된 ‘미국의 신세기 프로젝트’(PNAC) 배후에 있는 추진력이다.

미국은 이라크의 이익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애초에 사담 후세인의 집권을 도와 준 것도 바로 미국이었다. 1963년 사담 후세인의 바트 당이 급진적인 압둘 카림 카심 정부를 전복하기 위한 쿠데타를 감행했을 때 이를 후원한 것이 바로 CIA였다. 당시 CIA 책임자는 이를 두고 “우리가 가장 좋아한 쿠데타”라고 묘사했다. 그때 미국은 중동에서 아랍 민족주의의 발흥을 봉쇄하려 했던 것이다.

미국이 지금 이라크인들의 이익을 앞세우는 것은 느닷없는 일이 아니다. 이라크인들이 새 정부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미국의 주장은 한마디로 말해 웃기는 얘기다. 미국 관리들은 상징적인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몇몇 말 잘 듣는 이라크인들을 정부 각료로 임명할 것이다.

평범한 이라크인들에게 이것이 뜻하는 바는 억압, 공포, 혼란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들에게 이것이 뜻하는 바는 이윤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미국식 “해방”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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