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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쌈 엘하말라위 칼럼:
오바마가 이집트 민주화 운동의 친구일까?

버락 오바마가 6월 4일에 이집트를 방문한다. 카이로의 한 대학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외신 보도를 보면, 오바마는 단지 아랍 세계만이 아니라 무슬림 세계에 연설하기 위해 이집트를 선택했다고 한다. 일부 이집트 자유주의자들은 오바마의 방문에 대단한 기대를 보내며, 이집트 영자 신문에 오바마에게 아첨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오바마는 이집트 방문을 앞두고 BBC와 한 인터뷰에서 이집트 독재자 무바라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무바라크는 많은 점에서 미국의 소중한 동맹입니다. 그는 이스라엘과 평화롭게 지내고 있습니다. 중동에서 대단히 힘든 일이죠.”

이에 BBC 기자가 무바라크는 “권위주의적”이지 않냐고 묻자 오바마는 “나는 사람을 평가할 때 그런 단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고 답했다.

그럼, 오바마 씨, 당신의 ‘소중한 동맹’이 최근 한 일을 한번 보시죠.

무바라크의 경찰은 자기 친구이자 집권당인 민족민주당(NDP) 소속 관리가 감옥에 갇힌 사람을 불태워 죽이는 것을 수수방관했다. 무바라크의 법원은 이 두 명에게 고작 1년형을 선고했다.

무바라크의 보안 경찰은 이집트의 대표적 야당인 무슬림형제단 활동가 파레스 바락의 집을 불법적으로 수색했고, 바락이 항의하자 그를 4층 밑으로 던져 버렸다.

‘고문 희생자 치료를 위한 알나딤센터’는 그의 현 상태를 이렇게 전했다. “오른쪽 다리·엉덩이·어깨·코·등뼈가 부러지고, 얼굴이 심하게 손상됐다. 위 내부와 간 주변에 혈액이 고여 있고, 뇌진탕 후 증후군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복부에 고여 있는 혈액 때문에 호흡에 불편을 겪고 있다.”

철권 통치

이집트의 고문 활동에는 미국 정부가 직접 연관돼 있기도 하다. 미국 정부는 이집트에게 일반적 형태의 아웃소싱 ― 콜센터나 기술 지원 서비스 ― 이 아니라 고문 활동을 ‘아웃소싱’했다.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를 보면, 미국은 ‘테러 용의자’ 맘도흐 하빕을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하기 전에 이집트의 고문 기술자에게 보냈다. 하빕은 이집트에서 “밧줄에 묶여 공중에 매달린 채 반복적으로 전기고문을 당하고, 물고문으로 거의 익사할 뻔하고, 무지막지한 구타를 당했다.”

소중한 고객의 방문을 준비하려고 무바라크는 일찍부터 법석을 떨었다. 오바마가 차를 타고 지나갈 다리를 새로 칠하고 가로등을 교체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집트 보안 경찰은 오바마 방문지 중 하나인 알아자르 대학의 외국인 학생 수백 명을 잡아다 조사했다. 주로 러시아와 타지키스탄 출신 학생들로 ‘미국의 잠재적 적성 국가’에서 왔다는 것이 그들의 죄였다. 보안 경찰은 그들에게서 어떠한 수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오바마가 이집트를 중요한 방문지로 선택한 것 자체가 28년간 이집트를 철권 통치한 무바라크 독재 정권을 인정한 것이다. 더구나, 지난주 미국 국방장관 로버트 게이츠가 방문해 10억 달러의 군사지원이 지속될 거라 약속했다.

오바마가 카이로 대학 연설에서 무슨 말을 하든, 미국 정부가 막대한 돈을 들여 독재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는 진실을 가릴 수는 없을 것이다.

오바마의 이집트 방문은 미국 정부가 제국의 이기적 정책 목표를 중동 민주화나 자결권으로 포장할 뿐이라는 무슬림 세계의 상투적인 말이 옳음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사례가 될 것이다.

이집트 민주화 운동은 미국과 서방에 많은 지지자가 있다. 그러나 확실히 백악관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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