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
경제 위기라는 악령과 대면하고 있는 우고 차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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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통령 차베스는 대다수 다국적 금속 기업들을 국유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미 차베스는 몇몇 석유 기업들과 항만·공항, 일부 식품 기업을 국유화한 바 있다. 또, 임원들의 연봉도 깎겠다고 했다.
그룹 회장이 자금의 대부분을 횡령한 스탠퍼드은행의 베네수엘라 지사도 국유화했고, 거대 금융 그룹 산탄데르은행이 소유한 방코데베네수엘라도 국유화 계획을 발표한 지 1년이 됐으며 곧 인수할 예정이다. 세계적 경기 침체와 베네수엘라가 의존하는 석유 가격의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조처들이다.
차베스는 베네수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베네수엘라도 예외일 것 같지 않다.
예를 들어, 베네수엘라 농업을 완전히 가동하면 자급자족도 가능한데 상당한 양의 식료품을 수입한다. 수입 억제나 핵심 식품 기업의 국유화도 전체 국민 수요의 일부만 충족시켜 주고 있으며, 식료품 보조 정책(메르칼)으로 최악의 기아 사태만 당장 막고 있는 상태다.
석유 생산의 국가 통제는 라틴 아메리카의 볼리바르식 혁명에서 핵심이다. 따라서 우익이 통제하는 주요 석유 생산 지역도 정부가 통제하는 것이 논리적이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회사 PDVSA(페데베사)는 여러 협동조합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보건·교육·주택 같은 사회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그러나 2009년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 주요 분야들만 예산이 배정됐다. 2010년에도 경제 위기가 지속되면(아마 그럴 것 같은데) 이 사회 프로그램을 과연 유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지난해 물가 인상률은 공식적으로 31퍼센트였는데(실제로는 이보다 높았다) 이를 15퍼센트로 낮추겠다는 정부의 올해 약속은 실현 불가능할 것 같다.
수퍼마켓 물가도 거의 매주 오르고 있으며 반복되는 물자 부족은 물가 인상을 정당화하기 위한 책략처럼 보인다.
경제·사회를 민주적으로 통제할 필요성
극빈층은 정부 보조금을 받지만 나머지는 그렇지 못하다. 최저 임금은 20퍼센트 올랐고 교사의 경우 30퍼센트가 올랐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 자제를 요구받고 있으며 페데베사도 올해 임금 협상은 하지 않을 거라고 발표했다. 기업 임원이나 정부 각료 들이 자발적 임금 삭감을 공개 선언했지만 여기에 속을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그들 다수가 부정부패를 통해 삭감액보다 더 많은 수입을 챙기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번 국유화 조처로 차베스에 대한 지지율이 60퍼센트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런 지지가 차베스 정부나 그 관료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지는 않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경제 전반의 상태, 불안정, 비효율적 사회구조가 차베스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 최근 몇 주 사이에 노동조합 활동가 3명과 많은 농민 운동가들이 살해당했다. 그래서 일부 주요 기업들의 국유화는 대체로 경제 구조의 전환을 위한 전략적 계획의 일부라기보다 난국 수습용이다.
또 베네수엘라의 “21세기 사회주의”를 특징짓는 요소인 민중 권력은 여전히 현실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가 심각해질수록, 경제와 사회를 진정 민주적으로 통제해야 할 필요성도 심화할 것이다. 차베스와 볼리바르식 혁명을 신뢰하는 바로 그 계급들이 경기 침체의 타격을 받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번역 김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