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화물연대를 ‘대놓고’ 지지한 강남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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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남 촛불 온라인 담당 카오루입니다. 강남 촛불은 2008년 7월에 개설된 지역 촛불 카페 1호입니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회원분들이 느슨하지만 끊어지지 않는 유대감으로 유지되고 있는 순수한 모임입니다. 그 어떤 조직이나 단체의 영향을 받지 않고, 그 어떤 특정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는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바라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물론, 개개인의 생각이나 지지 성향은 자율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그 암묵적인 카페의 룰에서 벗어난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운수노조, 화물연대 지지 방문’이었습니다. 그것도 3백 병의 비타민 음료와 함께 “대놓고 지지합니다”라는 현수막까지 뽑아 간,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강남 촛불이 운수노조와 화물연대를 응원합니다. 부당함에 용기 내어 싸워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촛불이 여러분의 비타민이 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스티커를 회원분들과 함께 하나하나 붙였습니다. 다들 즐거워하셨고, 화물연대 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지만 뜻 깊은 일이라는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주일간의 투표를 통해 대부분의 회원들이 동의한 것이었고 의외의 결과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후에 다른 카페에서도 자극을 받아 같은 취지의 지지가 이어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카페에 제안한 일이긴 했지만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의구심은 ‘얼마나 많은 동의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었지, 화물연대에 대한 의구심은 아니었습니다.
이 지면을 보고 계실 화물연대 여러분. 여러분은 지난해 6월 미친 정부가 들여오려던 광우병 위험 쇠고기를 몸으로 막아 주신 분들입니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시민으로서 커다란 감동과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덕분에, 여러분은 국민 지지 파업 1호라는 영예도 얻으셨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모여 (눈 가리고 아웅의 제스쳐였지만) 면박 대통령의 사과도 받을 수 있었고, 추가 협상이라는 ‘단어’나마 들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1년여가 지난 지금 변한 건 없습니다. 오히려, 화물연대 여러분은 더욱 커다란 위기에 당면하신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6월 7일 일요일 양재 화물 터미널에서 뵈었던 여러분은 너무나 평범한 선배님, 아저씨, 어르신들이셨습니다. 그럼에도 여러분은 다시 앞장서 싸우겠다고 선언하셨습니다. 개인으로서, 촛불로서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힘내시라고 박수치고 함성 같이 지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는 누구도 죽지 않기를 바랍니다. 더는 아무도 다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 어떤 언론 조작과 왜곡으로 여러분을 색칠해도 저희는 사실과 진실을 가려서 바라보고, 주변에 알리겠습니다.
여러분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국민들이 두 손 모아 지지하고 있습니다. 힘내십시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꿔’ 주시길 바랍니다.
추신 이 글을 보는 촛불 시민들은 의아해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촛불이 기존 단체와 연대하는 것에 알레르기 반응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는 것도 우리는 이제 알아야 합니다.
이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