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을 살리는 것이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이유
〈노동자 연대〉 구독
기후변화 반대 활동가인 나는 엑손모빌이나 제너럴모터스(이하 GM)을 증오한다. 그렇지만 현재 GM은 파산 상태고 TV 등 대중매체는 버락 오마바가 GM을 “살리려고” 나섰다고 떠들고 있다.
조지 몬비오 같은 많은 기후변화 반대 활동가들은 미국 정부가 GM을 망하게 내버려 둬야 하고, 마찬가지로 영국 정부도 복스홀[영국에 있는 GM 계열사]을 망하게 내버려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회사들을 구해 주면, 차를 생산해서 지구를 계속 불태울 것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반대 활동가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런 것이고 또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나는 이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설명해 보겠다.
기후변화 문제를 주의깊게 살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것을 멈추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된다. 전 세계에 풍력 발전과 태양 에너지 발전을 보급하고, 집과 건물에 단열을 하는 데는 막대한 정부 지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우리는 자동차를 대체할 대중교통이 필요하고 산업을 강력하게 통제해야 한다. 이 모든 일을 실행하면 세계적으로 일자리 수천만 개가 생길 것이다.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가 말한 것처럼 미국 정부가 제2차세계대전 때 GM에게 했던 조처가 오늘날에도 필요하다.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미국은 자동차 공장을 폐쇄하고 트럭·무기·전투기를 만드는 공장으로 바꿔 3개월 뒤 가동을 시작했다. 우리도 그와 똑같은 조처를 해야 한다. 다만, 이번엔 목적이 생명을 살상하는 게 아니라 구하는 데 있어야 한다.
기름 먹는 하마인 SUV 자동차를 생산하는 데 쓰이는 것과 똑같은 기술이 풍력 발전기, 태양 전지판, 하이브리드 버스[배기가스 감축을 위해 개량된 버스]를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그것들을 만들도록 개입하지 않는다면, 자동차 회사들을 그냥 망하게 내버려 둬야 하는 것 아니냐고? 그렇지 않다.
이 문제는 당장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GM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정부가 일자리를 지키고 산업구조를 바꾸려고 개입해야 하는지 여부다.
수십억
미국과 영국 정부는 은행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이다. 정부가 쏟아 부은 돈은 은행 손실의 일부를 메우는 데 그쳤다.
정부는 은행들이 대출금 대비 보유자금 비율을 높이기를 원한다. 그래서 공적자금이 일자리를 지키고 창출할 대출에 쓰이지 않고, 준비금만 늘려 줘 은행 금고 안에서 썩고 있다.
저들은 이것이 “케인즈주의” 경기부양책이라고 떠들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은행들, 우익들, 미국 공화당원들, 피터 만델슨[영국 사업·기업 규제개혁부 장관]과 고든 브라운은 은행에 이미 너무 많은 돈을 쏟아 부어서 일자리를 지키는 데 돈을 풀 수 없다고 말한다.
이래서 GM이 중요하다. GM은 단지 여러 회사 중 하나가 아니다. 50년 동안 GM은 세계에서 가장 큰 주식회사였다. 그래서 정부가 일자리와 산업을 구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서 GM은 시금석이 될 것이다.
오바마는 GM을 구하기로 한 듯하다. 브라운과 만델슨은 복스홀을 망하게 내버려두기로 이미 결정했다.
그러나 사실 오바마가 구하고 있는 것은 기업이지 일자리가 아니다. 1970년대 GM 직원은 45만 명이었다. 오늘날 GM 직원은 6만 4천 명이다. 오바마는 이들 중 2만 1천 명을 즉각 해고하고, 의심할 바 없이 더 많은 사람들을 자를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전미자동차노조(이하 UAW)는 투쟁을 통해 퇴직한 GM 노동자 일백만 명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데 필요한 연금과 의료보험을 쟁취한 바 있다.
그런데 GM의 파산으로 이런 복지의 대부분이 사라졌다. UAW는 [연금으로 받아야 할 돈을] 이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의 주식 3분의 1로 대신 받는 데 합의했다.
노인들, 병자들, 회사를 세우는 데 한 몸 바친 사람들이 버려졌다. 반면 “산업”은 지켜질 것이다.
이 참혹한 현실에 대해 침묵해야 하는가? 여기에 무슨 “구제”가 있는가?
지구
당연히 우리는 이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구제 자체를 반대해서는 안 된다. 지구를 구하는 데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일자리 수백만 개를 창출하고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쉬운 일인 것처럼 말했다.
기술적으로는 쉽다. 5년 안에도 가능하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쉽지 않다. 우리는 이를 위해 기업과 정부에 맞서 싸워야 한다. 이것은 절대 작은 싸움이 아니다.
우리는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이 행동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노동자들의 희생을 요구하면서 기후 변화를 막을 대중운동을 건설할 수 없다. 우리는 일자리를 지키고 나아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투쟁을 통해 그것을 건설해야 한다.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의 파산에 대해 나 몰라라 하면, 그런 대중운동을 건설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추상적인 문제가 아니다. GM 공장은 리버풀과 루톤에도 있다. 노동당 정부는 그 공장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기후변화 반대 활동가들과 사회주의자들은 노동조합과 함께 이 문제를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지키고 기후 변화를 막으려면 싸워야 한다고, 당신들이 그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 그것이 운동을 건설하는 방식이다.
다만 마지막으로 주의해야 할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노동조합이 회사의 처지를 옹호한 것 때문에 GM 노동자들의 삶은 황폐해졌다.
UAW는 SUV, 저연비 자동차, 공장폐쇄를 옹호했다. 만약 UAW가 지속가능한 제품들을 생산하는 공장을 만들기 위해 투쟁했다면 조합원들은 일자리와 연금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바로 여기에 우리가 이끌어 내야 할 교훈이 있다.
번역 승영